<상절지백 예슨두우울>
<문명 사이의 충돌>
기원전 53년, 시리아 주재 로마 총독이었던 마르쿠스 리키니우스 크랏수스
장군은 갈리아 지방에 있던 율리우스 케사르의 성공에 질투를 느낀 나머지
자기도 대정복의 길에 나서게 되었다. 케사르가 서양에 대한 그의 지배력을
브리타니아 지방까지 떨치고 있었으므로, 크랏수스는 동방을 침략해서 바다
에까지 닿으려고 했다. 그리하여 그는 동쪽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파르티
제국이 그의 길을 가로막았다. 대군의 선두에서 그는 그 장애물에 맞서 싸
웠다. 그것이 바로 카레스 전투인데, 승리한 쪽은 파르티 제국의 수레나 왕
이었다. 그 때문에 크랏수스의 동방 정벌은 끝이 났다.
그런데 크랏수스의 그 시도가 예기치 않은 결과를 낳았다. 파르티 제국은
수많은 로마 인들을 사로잡아 쿠산 왕국과 교전중이던 그들의 군대에 편입
시켰다. 이번에는 파르티 제국이 패배했고, 로마 병사들은 쿠산의 군대에
통합되어 중국과의 전쟁에 투입되었다. 그 전쟁에서 중국이 승리하게 되자
그 포로들은 마침내 중국 황제의 군대에 들어가게 되었다.
중국인들은 백인들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특히 대포나 다른 무기를 만들어
내는 백인들의 과학에 대해서 감탄했다. 중국인들은 로마 병사들을 받아들
이고 토지와 함께 그들에게 도읍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로마 병사들은 중
국 여인들과 결혼을 해서 자식까지 두었다. 몇 년이 지난 후 로마의 상인들
이 그들에게 자기 나라로 데려다주겠다고 제안했을 때 그들은 그 제의를 거
절하고 중국에서 사는 게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 에드몽 웰즈.
저녁을 먹고난 시간이었다. 담배를 한대 피우며 늘 찾던 연못가로 갔다. 비
온뒤라선지 물은 많이 불어있었고 물위를 스케이트를 타듯 미끄러지는 소금
쟁이들이 다른 소금쟁이에게 질세라 열심히 스케이팅을 하고 있었다. 인간
의 마음이란 정말 모를일이다. 나에게도 그런 악한 마음이 있었으니. 몇일
전 개미 한마리를 잡아 그 연못에 던져넣은 적이 있었다. 개미는 살기위해
다리에 자꾸 달라붙는 물을 헤치며 둑으로 빠져나오려 헤엄을 쳤지만 이내
소금쟁이에게 잡혀 버렸다. 순식간에 그 개미는 몸을 웅크리며 움직임을 멈
추었고 소금쟁이는 유유히 그 개미를 입에 물고 사라졌었다. 그런데 오늘도
난 강자라는 이유만으로 똑같은 행동을 하고 말았다. 풀끝에 집을 짓고 살
고 있는 거미집을 꺽어 연못에 던져넣었다. 거미는 여덟개의 다리를 이용해
열심히 뭍으로 나오기위해 헤엄을 쳤지만 뭍에 다을즘 난 다시 연못 가운데
로 거미를 밀어넣었다. 기회를 놓힐새라 소금쟁이들은 거미를 공격하기 시
작했고 거미를 살기 위해 두다리를 들고 방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또한번의 풀잎 강타에 정신을 읽고 물에 약간 갈아 앉는순간 물속에 있던
물고기가 덤벼들었고 이후 거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난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또다른 거미집을 따서 다시 연못에 던져 넣었고 그 거미는 소금쟁
이와 다시 필사의 싸움을 하였다. 개미보다는 몸집이 커서 소금쟁이의 공격
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 그 거미는 소금쟁이의 성분 모를 독에 마취되어 움
직임을 멈추었고 그 거미를 물고 소금쟁이는 유유히 사라졌다. 그런 광경을
마치 신인양 옆에서 보고있던 난 씁씁한 마음으로 사무실로 들어갔다. 난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나의 잠깐의 호기심으로 두마리 거미의 생은 이세
상을 마감했다. 하찮은 인간의 호기심으로 이세상에 태어난 두 생명이 사라
진거다. 난 왜 그랬을까. 후회가 된다.
---- 반성하고 있는 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