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절지백

<상절지백 쉬인여더얼>

글쓰는하얀개미 2012. 5. 21. 19:54

<아프리카 두더지>
아프리카 두더지 Heterocephalus glaber는 이디오피아와 케냐 북부 사이의
동아프리카에 산다. 그 동물은 앞을 보지 못하며 분홍색 살갖에는 털이 나
있고, 앞니를 이용해서 수 킬로미터에 걸친 땅굴을 팔 수 있다.
그러나 그 동물의 놀라운 점운 다른 데 있다. 아프리카 두더지는 곤충과 똑
같은 방식으로 모듬살이를 하는 유일한 포유류로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 두
더지의 한 군체에는 평균 5백 마리의 개체가 모여 산다. 그 개체들 사이에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것이 개미 세계에서와 똑같이 주요한 세
계급, 즉 생식 계급, 노동 계급, 병정 계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미 세계의 여왕개미에 해당하는 한 마리의 암컷은 한 배에 서른 마리까지
모든 계급의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유일한 출산자로서의 자신의 지위를 유
지하기 위해 그 암컷은 자기 오줌 속에 냄새 나는 물질을 분비해서 굴 속에
있는 다른 암컷들의 생식 호르몬이 분비 되는 것을 억제시킨다. 아프리카
두더지가 거의 사막이나 다름없는 지역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통해서, 우
리는 어떤 생물 종이 군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프리카 두더지는 덩이줄기와 뿌리를 먹고 산다. 이따금 덩치 큰 먹이가
걸리기도 하는데 대개 그 먹이는 아주 널리 산재되어 있다. 독립 생활을 하
는 설치류 동물도 자기 앞으로 곧장 수 킬로미터의 땅굴을 팔 수는 있을 것
이다. 그러나 모듬살이를 하게 되면 먹이를 찾을 기회가 훨씬 많아진다. 작
은 덩이줄기 하나라도 발견되면 모두가 똑같이 나누어 먹을 것이기 때문이
다.
아프리카 두더지가 개미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수컷이 교미를 하
고 나서도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 에드몽 웰즈.

그윽한 향기의 커피 한잔을 옆에 놓고 갖는 오랜만의 시간이다. 얼마간의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이젠 집정리도 어느정도 되어간다. 오늘에서야 말
써을 부리던 전화도 연결이 되었다. 집은 4층이다. 지금껏 살아본 집중 가
장 높은 곳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다는건 역시 싫지는 않은 일이다. 나
보다 작아져 보이는 모든것들이 편안하게 내마음속에 다가온다. 세식구가
살기에는 너무 넓어보이지만 하나뿐인 형의 장가보내기 추진사업의 하나로
어찌할수 없었다. 다소 물마시러 가려면 광활한 사막을 건너가야하지만 어
찌하랴. 장가보내야지. 그래야 내 차례도 오지 않겠는가.
짐을 풀며 옛추억들이 담긴 많은 것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처음 산을 찾았
던 88년 여름 지리산. 멋모르고 배낭만 무겁게 꾸려 고생하며 오르던 지리
산. 처음부터 계획이 뒤틀려 목포까지 갔던 일. 광주를 거쳐 오른 지리산.
그때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사진에 남아있었다. 그 이듬해 두번째로 찾았던
지리산. 선배들과 였다. 똑같은 코스로 오른 산행이었지만 배트랑들이었던
두선배탓에 멋모르고 친구들과 올랐던 전해와는 달리 조금은 익숙해진 모습
이었다. 역시 아직은 빛바래지 않고 사진속에 남아있다. 그다은 오른 처음
지리산을 종주했던 친구들과의 산행. 역시 이때도 셋이엇다. 하지만 이번은
내가 배트랑이 되었었다. 이곳 수원친구들과 처음 오른 산행이었다. 세번째
오르는 지리산이었기에 내가 안내를 했었다. 버스를 타고 오를수 있는 노고
단을 난 고집을 부려 그들을 끌고 4시간이 넘게걸려 걸어 올랐다. 비를 맞
으며 오른 천왕봉은 인파로 들끓고 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었지만 천
왕봉이라는 석자가 새겨진 비석을 보았을때는 남모르는 희열을 느낄수 밖에
없었다. 이때역시 사진속에 남아 있겠지만 그사진들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
겠다. 다만 종주를 마치고 보낸 울산 앞바다에서의 가족들과의 사진이 있을
다름이다. 옛추억이 담긴것이 사진 뿐만은 아니다. 거슬러올라가 중학교시
절 검사를 위해 쓰기시작했던 일기장. 그 이후 이년이 넘게 써갔던 일기장
도 있었다. 또 군대시절의 흔적인 편지들. 학창시절 자세히 보지는 못하던
수많은 알수없는 이해할수 없는 말들로 적혀있는 원서들. 액자에 끼워져있
는 사진하나가 있다. 김포공항에서 찍은 친구와의 사진. 그 녀석이 모자를
벗고 찍은 유일한 사진 한장. 친구의 첫 외국출장을 축하하며 갔던 공항에
서 찍은 사진이다. 얼마전 결혼한 친구다. 지금은 절대 모자를 벗지않는 친
구가 되엇다. 결혼식장에서도 종류는 좀 틀리지만 모자를 썼었지. 제대후
아르비시절때의 하마 한마리도 있다. 파란몸의 토토르도 있다. 다들 잊어버
릴수 없는 추억이 담긴 존재들이다. 하지만 어떨때는 나자신이 너무 과거에
묻혀 살고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 될지
생각도 안하면서 좋았던 과거의 일들만 바라보며 행복해하니. 앞으로의 일
들도 생각해봐야겠다.

--- 돌아온 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