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절지백 쉬인다서엇>
<변이(變異)>
중국인들이 티벳을 합병했을 때, 그들은 그 고장에도 중국인들이 살고 있다
는 것을 보여주려고 중국인 가족들을 거기에 정착시켰다. 그러나 티벳 지방
의 기압을 중국인들은 견뎌내기가 쉽지 않았다. 티벳 기압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어지럼증을 느꼈고 몸이 붓기도 했다. 그리고 어떤 생리적인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티벳으로 이주한 중국 여인들은 아이를 낳을 수
도 없게 되었다. 그에 반해서 티벳 여인들은 가장 지대가 놓은 마을에서도
매일같이 아이들을 쑥쑥 잘도 낳았다. 마치 거기에 살기에 신체적으로 부적
합한 침략자들을 티벳의 땅이 거부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런 일들이 일어
났다.
---- 에드몽 웰즈
드몽이 아저씨는 이 수많은 이야기들을 어디서 얻은 것일까.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베르성이겠지. 물론 개미라는 곤충에 관심이 있었기에 그 곤충에
또 그와 관련된 존재들에 대해 박식한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하지만 이 상
절지백을 보다보면 그와는 무관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어린시절 동
화부터 전혀 이해 못할 이야기까지... 그런것에 더더욱 매료되었는지도 모
르겠다. 무론 이야기의 주체인 개미에 대해서도 말이다. 요즘 또다시 책을
손에 들었다. 어지러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잊을 수 있을까 해서 일지도 모
르겠다. 책을 펼치는 순간 낮익은 문자체와 문장, 단어들... 예전의 느낌이
되살아 나는 느낌이다. 군바리시절 정신없이 하루밤사이 읽어 버렸던 그때
의 느낌. 하지만 지금 그때같지는 않다. 지금은 군바리때보다는 많은 복잡
한 일에 뇌세포를 할당했으니 말이다. 그중 가장 나의 눈에 낮익은 숫자가
있다. '103683' 아는 이들은 알고 있을게다. 이 숫자를 대하는 순간 난 잠
시나마 모든것을 잊을수 있었다. 물론 마지막 페이지를 펼치며 드는 아쉬움
은 있겠지만......
---- 어지러운 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