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절지백 쉬인세에엣>
<어떻게>
장애물이 앞에 나타났을 때, 사람이 보이는 최초의 반응은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거지? 이것은 누구의 잘못이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는 잘못을
범한 사람을 찾고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그에게 부과해야 할 벌
이 무엇인지를 찾는다.
똑같은 상황에서 개미는 먼저 <어떻게, 누구의 도움을 받아서 이 문제를 해
결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
개미 세계에는 <유죄>라는 개념이 전혀 없다.
<왜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까>라고 자문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일이
제대로 되게 할 수 있을까>하고 자문하는 사람들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생
기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현재 인간 세계는 <왜>라고 묻는 사람들이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어떻게>라고 묻는 사람들이 다스리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 에드몽 웰즈
왜? 왜란말은 나또한 어렸을때부터 입고 달고 살던 단어이다. 사람들은 누
구나 특히 어려움에 처하게 될때 '왜?'란 말을 한다. 그건 바로 인간이기에
갖는 의문이다. 드몽이 아저씨는 인간만이 같는 그 왜란 의문에 특히 그 왜
란 의문에만 메달리는 인간들을 생각해 그런 왜란 의문과정이 없는 개미의
생활 '어떻게'라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을 더 좋아하는가보다. 하지만
인간들이 같는 왜에는 두가지 측면이 있는거 같다. 드몽이 아저씨가 생각하
는 그 왜라는 의문만을 갖는 측면이 있는가 하면 그런 왜라는 의문을 통해
원인이 무엇인가를 알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어떻게라는 과정이 있
는 측면은 보지 못한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후자의 경우가 많은 것은 아니
리라. 하지만 그런 측면 또한 인간만이 가진 측면이 아닐까 한다. 나또한
그렇게 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 왜라는 과정속에서 격는 고통과 어려움
을 때론 잊고 개미와 같은 어떻게라는 과정으로 넘어가고 싶을때가 있는것
이 나또한 그러니.......
그제 그이의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는 내마음을 모르는지 활달해보였고 밝
아보였다. 다자고짜 저녁때 시간이 있냐는 것이다. 맥주를 먹고 싶다한다.
얼마나 내가 기다렸었던 시간인지. 그간 호출에도 응답이 없던 무심한 그이
였는데 그제의 전화는 뜻밖이었다. 어떻게 보면 예측도 할수있었을텐데...
하지만 난 거절할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기다렸던 일이었지만 주어진 상황
은 날 그렇게 슆사리 두지를 않았다. 나에게는 맡겨진 일이 있었고 그 일을
끝을 내야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었다. 또한 잠간이나마 생각할 시간이 필요
해서.... 낼은 어떠냐 물었다. 혹시나하는 마음에서... 그럼 낼로 하잔다.
역시 신은 나를 버리지 않았나 보다. 난 그제 저녁 잠을 자면서도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무엇인지 구분할수가 없었다. 낼이면 그녀를 볼수 있다니.
낼 다시 전화를 한단다. 어제 출근하여 난 내 맡은 일을 끝내려고 머리를
쉴틈없이 돌렸다. 결국 오후가 되어 일을 맞치고 우리 일성이에게 결재를
올리며 오늘 좀 일찍 나가겠다고 말을 했다. 하지만 만만찮은 일성이... 그
래도 그간 보여준 나의 행동에 거절은 못하더라. 그간 난 거의 막차를 타고
퇴근을 했다. 남들은 정시퇴근이 7시반이었지만 난 9시반이었다. 그게 막차
였으니. 결국 난 5시 반에 나가겠다고 허락을 받았다. 음...그런데 그이의
전화가 없다.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은행을 간다는 핑계로 사무실을 나왔
다. 맥주 사달라했으니 돈이 좀 있어야겠지.. 지갑에 돈은 좀 있었지만 예
비로 얼마를 더 찾았다. 잔액이 이제 바닥이다. 음...그간 잘도 까먹었군..
공중전화로 그이에게 전화를 했다. 바로 받더군. 약간 신경질 적인 목소리
다. 불안. 저녁때 일찍 나갈수 있다하니 그럼 그때 보잔다. 음. 다행...
그 오후의 시간이 왜 그렇게도 안가는지.... 시간이 되었다. 동료에게 나의
퇴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나왔다. 그이를 보았을때 그
이는 손에 한움큼의 짐이 있었다. 꽃에 갖가지 선물 보따리. 그것을 들고
다닐수는 없었기에 우선은 그이의 집으로 갔다. 짐을 집에두고 나온 그이와
걷기 시작했다. 그이의 구역이었으니 난 그저 따라갈 뿐이다. 그이와 얘기
를 하다 얼마전의 형의 선본 얘기를 했다. 여기도 괜찮다 저기도 괜찮다 추
천을 해주더군. 그런데 가만히 듣자보니 이런... 그이는 내가 선본지 알아
들었던것이다. 후후... 저녁을 먹자하니 케잌에 바나나를 먹었더니 속이 니
글니글하단다. 우린 맥주를 마셨다. 그이의 모습은 이제 낮설어 보이지 않
았다. 맥주 탓일까? 아님 원래 그랬던 것일까. 많은 얘기들을 나누었다. 점
점 이야기는 무르익어 갔고 결국 난 내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했다.
그이가 내린 좋아하는거와 사랑하는거의 정의에 난 그이를 사랑하는 거라
고. 그동안의 고통스러웠던 날과 그전의 나의 모든것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모든것을 다 얘기했다. 그 모든것을 그이는 들어주었다. 이 모든 얘기들을
난 술먹기 전에 하려했다 했다. 맨정신으로.. 술의 힘을 빌어서 했단말을
듣기 싫었기에. 하지만 이미 술은 먹었기에 난 어찌할 수 없었다. 나의 그
이에 대한 모든것을 얘기했을때 그인 그 모든것을 받아주었다. 내가 말한
사랑으로... 그이에게 물었다. 그인 나에대해 어떻게 느끼냐고. 그이 또한
얘기를 해주었다. 날 싫어하지 않는단다. 행복.... 싫어하면 어떻게 이렇게
만나고 얘기를 할수 있겠냐고... 좋아하지만 사랑은 아직 아니란다. 나도
그이에게 사랑을 바란것은 아니다. 그건 내가 느끼는 것이 사랑이었지 그이
게도 그것을 꼭 바란것은 아니다. 물론 결국에는 그렇게 되는것이 해피앤딩
이라는 것이겠지만 지금 그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기쁘다. 기분이 좋았
기에 난 못먹는 술이 건만 부담없이 마실수 있었다. 많이 마셨다. 처음 나
의 행동들에 부담이 생겼던것은 사실이란다. 하지만 지금 마음이 편하단다.
예전보다는... 그러기에 지금 이자리 같이 있는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동
안의 4개월간의 고통이 봄햇살에 눈이 녹듯이 다 녹아버렸다. 나의 마음도
이제는 편안해져간다. 난 그이에게 약속을 한가지 했다. 새끼손가락을 걸고
엄지로 도장을 찍으며... 그이가 원하지 않는한 결코 그이 곁을 떠나지 않
겠다고... 그이는 도장까지 찍어주었다. 훗날 사랑이란 마음이 자기에게 생
긴다면 얘기해준단다.... 이렇게 우린 술을 마시며 세시간을 보냈다. 술을
많이 먹었다. 그이도 나만큼 먹었다. 우린 그곳을 나왔다. 11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그이가 집으로 간단다. 하지만 난 그대로 들여보낼수 없었다.
난 그이의 집으로 향해 가며 열심히 눈을 굴렸다. 저곳에 보이는군... 난
그이의 팔을 끼고 노래방으로 향했다.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빼던 그이도
마이크를 잡으니 역시 가수. 난 행복했다. 내 옆에 그이가 있다는 것이 이
렇게 행복하다는 것을 또다시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그이를 위해 노래를 불
렀다.
힘들게 보낸 나의 하루에
짧은 입맞춤을 해주던 사람
언젠간 설가 더 먼곳을 보며
결국엔 헤어질 것을 알았지만...
너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
나를 어렵게 만드는 얘기들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나
너를 잊겠다는 거짓말을 두고
돌아오긴 했지만...
언제 오더라도 너만을 기다리고 싶어
다시 처음으로 모든걸 되돌리고 싶어
이제는 어디로, 나는 어디로
아직 너의 그 고백들은 선한데
너를 닮아주었던 장미꽃도
한사람을 위한 마음도
모두 잊겠다는 거짓말을 두고
돌아오긴 했지만...
그이의 집으로 향하는 시간은 열두시가 넘어 있었다. 난 그이에게 얘기했
다. 생일을 축하한다고... 난 그이의 생일날 제일 먼저 축하해 주고 싶었
다. 그리고 그렇게 해주었다. 그이가 고맙다한다. 그리고 집으로 향했다.
그간 4개월동안 몰랐던 그이의 마음을 이제는 어느정도 알수 있을것같다.
그래 나의 마음도 이제는 편해진다. 이날을 난 영원히 잊지 못할것이다. 그
이에게 사랑을 고백한 날을................
---- 사랑 고백한 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