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랭글 산행일지

[2013.5.1] 북한산..무모한 나름산행

글쓰는하얀개미 2013. 7. 6. 09:33
아침 일찍 출발하려 계획했던 생각과 달리 전날부터 몸살로 아프던 마눌님 아침에 병원 갔다오고 늦 게서야 출발을 하게 되었다. 코스는 우이동에서 출발 족두리봉까지 해서 불광동으로 내려오는 짧지 않은 코스였지만 시간상 중간 코스변경은 생각하고 있었다. 지하철을 타고 수유역 하차 버스를 타고 도선사입구에서 하차했다. 시간을 보니 12시...ㅠ.ㅠ 마지막으로 담배를 한대 피워 물었다. 오늘의 코스를 한번 머리속에 그려보며 베낭을 다잡아 메었다. 아침은 공복상태였고 중간에 먹을 식빵, 초 코바, 커피, 물, 소시지, 치즈가 먹을거의 전부였다. 우이령길로 가다 드뎌 북한산을 향하여 오르기 시작한다. 역시나 처음 오르막에선 항상 드는생각. ''''내가 여길 왜 또왔지?'''' 조금 오르다 힘들어 쉬 고 소시지 하나 먹고 물먹고, 조금 오르다 쉬고 치즈 하나 먹고 물먹고. 정오였기에 금새 땀으로 번 벅이 되고 해가 뜨거워 재킷은 벗어 베낭에 넣고 모자를 꺼네 썼다. 한참을 올라 고개마루에 이르니 육모정고개란다. 저앞에 나무의자에 나란히 앉아계신 할아버지, 할머니... ㅠ.ㅠ 길은 좌측으로 90 도를 꺾어 계속 오른다. 아직도 생각은 ''''내가 여기 또 왜 온거지?'''' 이곳이 우이능선. 드디어 첫번째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영봉! 역시나 바위 봉우리. 지난주 동두천에 친척 결혼식 갔다오며 바라보 았던 북한산의 모습. 봉우리들은 거의 거대한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위엄은 날 두렵게 했었다. ''''저길 혼자 갈 수 있을까?'''' 593m. 영봉에 오르니 출발한지 벌써 1시간 50분이 지났다. 공복상태 에서 여기에 오르니 영양 보충을 하지 않고는 더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사방으 로 보이는 풍경이란 내가 여길 왜 또왔지하는 생각을 없애주기엔 충분했다. 영봉 바위에 걸터앉아 보이는 그 유명한 인수봉의 장엄한 모습. 어떻게 저런 바위덩어리가 존재하지? 영봉과 앞에 골짜기 를 사이에 두고 바라다 보이는 인수봉. 손을 뻗으면 닿을거 같은 거리(?) 우선 앉아 준비해온 식빵 과 커피를 마시며 감상에 젖는다. 남들이 뭐라건 난 지금 이순간 인수봉을 앞에두고 식빵과 커피를 취한다. 인수봉 너머로 보이는 백운대와 바위봉우리들. 하지만 저 멀리서 밀려오는 시간에 대한 압 박. 더이상의 감상은 사치라 생각하며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그나저나 이 골짜기로 내려가서 언제 다시 저기로 올라지??? 하루재 골짜기를 거쳐 드디어 인수봉 밑에 도달했다. 까마득히 올려다 보 이는 바위산을 바라보며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많다. 이미 내려오는 사람도 많고 오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앞에 보이는 수녀님 세분. 치마같은 수녀복을 입으시고 등산화도 아닌 단화를 신 으시고 오르시는데 앞질러도 멀리 떨쳐놓지를 못한다. 이노무 저질체력. 백운대피소에 올라 바라보니 티비에서 보았던 인수봉 중간의 오아시스가 눈에 들어온다. 암벽등반가들이 잠시 쉬어가는 바위 산 중간의 오아시스지대. 내 저긴 오르지 못하더라도 인수봉 뱃지는 받아가야지하는 마음에 백운대 방향과는 다른 남들이 가지않는 밤골방향으로 인수봉 쪽으로 더 가까이 들어선다. 인수봉 바위 밑둥 에 도착하니 들리는 경쾌한 ''''띠리링!'''' 소리. 인수봉 뱃지를 받았다. 아쉽지만 이것으로 만족하고 백운대 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백운대 역시 바위덩어리. 철울타리를 잡고 계단을 오르고 하며 오른 백 운대 정상. 849m. 정상은 좁은 공간이었지만 조금 밑은 넓은 바위는 많은 등산객들이 앉아 쉬며 사진도 찍고 한다. 나도 잠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며 인수봉을 영봉에서와는 다른각도로 감상한다. 암벽 등반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일에 몸을 의지하고 하강을 한다. 위에서는 뭐라고 자꾸 떠든다. 시끄럽다. 이곳에 도착한것이 출발한지 3시간 50분이 지난 시간. 더이상 지체했다간 안돼겠어 서둘러 바위산을 내려온다. 이미 코스는 중간 내려갔다 오르는 길은 무리고 능선을 따라 북한산성을 따라가는 코스로 마음먹고 있었다. 그래도 하산시간이 8시가 넘을걸로 생각되었다. 그럼 날이 어두워져 야간산행을 해야하는데 헤드렌턴도 없고 하지만 다행히 핸폰 보조밧데리에 렌턴 기능이 있어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만경대는 정상이 아닌 옆으로 돌아 통과를 하고 노적봉, 용암봉을 지나 드 려 북한산성에 이른다. 용암문. 이곳에서 조금 지나면 북한산대피소가 있고 원래 계획코스는 이곳에서 하산하여 다시 다른 능선을 타고 오르는 코스였지만 이미 시간상 무리고 북한산성을 따라 진행을 한다. 산성길은 그래도 길로 다져져 있기에 조금은 편안히 진행할수 있었다. 문제는 이시간 이코스로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것. 무모한 짓이라는 생각을 부러 떨치며 계속 진행한다. 대동문을 지나 보국문. 이 높은산에 그 옛날 이런 성곽을 만들었던 사람들 무지 힘들었겠다. 해가 떨어지는 걸 보며 생각하니 물이 별로 없다. 물통을 두개 가져 갔었는데 반통도 안 남었으니. 북한산성을 가로지르 는 분이 계셔 어디서 물을 구할수 있느냐하니 대성암에는 가야 있다 하신다. 트랭글로 확인하니 약간은 돌아가는 길이다. 하는수 없이 방향을 약간 틀어 대성암을 찾아 가는데 이게 한없이 내려간다. 난 계속가야하는 이렇게 내려가면 그만큼 다시 올라와야하는데 걱정이다. 한참을 내려가니 공사중인 대성암이 보이고 샘터가 있다. 그래도 물을 확보하니 약간 안심이다. 물을 보충하고 잠시 앉아 고민 에 빠진다. 해는 점점 저 서편으로 떨어져가고 시간은 6시가 넘어가고 있고 여기서 하산을 해야하나 ? 지도를 확인하니 그냥 하산도 만만치 않다. 이러면 안돼지만 하는수 없이 담배를 한대 피워문다. 잠시 약물복용을 하고 원래 생각대로 진행하기로 한다. 한없이 오르다 보니 대남문이다. 그리고 이 어 나타나는 거대한 또하나의 봉우리 문수봉이다. 739m. 최초 코스로는 북한산대피소에서 하산하여 다시 의상능선을 타고 이곳 문수봉으로 다시 오르는 코스였다. 문수봉에 오른 시간은 6시 45분. 해 는 거의 떨어져 가고 그저 환한 기운만이 남아있다. 문수봉에서 내가 가려는 방향에서 오시는 분께 다음 승가봉이 이길이 맞냐고 물으니 맞다고 하시는데 표정이 ''''얘가 지금 뭐때문에 묻지?'''' 하는 표정 으로 잠시 내 얼굴을 바라본다. 난 애써 무시하며 계속 진행한다. 승가봉에 이르니 어둑어둑해져 이제 길도 잘 안보인다. 핸폰 밧데리도 점점 떨어져 가지만 더이상 보조밧데리로 충전은 중지다. 이제 렌턴을 써야하는데 얼마를 갈지 알수 없었기에 핸폰은 죽어도 렌턴은 살려야 하기에 사진도 포기한 다. 뭐 어두워 찍어도 안나오지만. 승가봉을 지나 비봉에 이르니 길도 찾기가 힘들다. 간신히 길을 찾아 향로봉에 도착한다. 549m.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렌턴을 비춰도 길이 잘 안보인다. 8시가 넘었다. 집에서 전화가 온다. 핸폰 통화도 잘 안된다. 이제 내려가는 길인데 조금 더 가야한다고 안 심시키고(속으론 떨고 있으면서...ㅠ.ㅠ) 이제 저 앞에 어슴프레 보이는 족두리봉을 향하여 하산길 에 오른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 보이는 어두운 형체가 툭툭툭하며 움직인다. 자세히 보니 왠 할아버 지가 동네 뒷산에서 하듯 나무에 등을 두두리며 마사지를 하고 있다. 불도 없이. 십년감수했다. 용기를 내어 이길이 족두리봉 가는길이 맞나요 물어보니 맞단다. 휴우 하며 내려간다. 근데 내려가다 보니 길이 안보인다. 흙길이면 그나마 길으 찾겠는데 바윗길이다보니 찾기가 힘들다. 없는 밧데리에 지도를 다시 한번 확인하니 경로를 벗어나 더 밑으로 가고 있다. 이런... 어쩔수 없이 다시 올라오다보니 향로봉 이정표가 다시 보인다. 귀신에 홀린 기분이다. 그 할아버지는 안보인다. 저 밑에 불 광동네 불빛들도 보이고 어슴프레 족두리봉도 보이는데 길을 못찾겠다. 잠시 베낭을 벗고 초코바와 물로 기운을 차려본다. 생각한다. ''''이러다 오늘내로 하산을 못할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까지 든 다. 다시 힘을 내어 길을 찾아 출발한다. 간신히 족두리봉을 찾았다. 330m. 시간은 이미 9시 반. 그 래도 이제 저 앞에 보이는 불빛으로 내려가기만 하면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그러나 족두리봉에서 불광동까지 하산하는 길은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가도가도 저 앞에 보이는 불 빛이 가까와 지지 않았다. 길은 바위길에 알아보기도 힘들고 가파른 경사에 위험천만이었다. 결국 10시반이 되어 불광동 주책가에 발을 디딜수가 있었다. 그곳까지 계속된 바위길로 돌아버리는 줄알았다. 핸폰 밧데리를 보니 1%가 남았다. 트랙을 우선 저장하고 보조밧데리를 보니 아직 그래도 조금 은 남아 있어 핸폰 밧데리를 더 충전했다. 불광역을 물어 도착하여 밧데리를 교환하고 집에 전화를 했다. 걱정할 마눌님과 녀석을 생각하며. 이제 내려왔으니 지하철타고 간다고. 지하철 노선을 보니 6호선을 타고 공덕에서 1호선타고 가산디지털에서 4호선타면 되겠구나하고 탔는데 가다보니 착각 공덕에는 1호선이 없다. 다행히 합정이 다음이라 합정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신도림에 갔는데 가산 디지털행은 이미 막차가 끊어졌다. 하는수 없이 신도림에서 내려 택시를 타야지했는데 나와보니 다행히 광명사거리가는 버스가 있어 올랐다. 이렇게 하여 집에 도착하니 12시 반...ㅠ.ㅠ 이렇게 하여 마의 무모한 북한산 종주를 마쳤다. 15km 10시간 30분... 아쉬운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해냈다는 것 에 위로해 본다.... 다음에 다시 한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험하긴 해도 생각보다는 재믿는 산행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