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절지백

<상절지백 스페셜 - Ver.2006>

글쓰는하얀개미 2012. 5. 22. 18:33

-- 11.7 06:16
날씨가 춥다. 다행히 버스가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30분 정각이라
생각했으면 다음차를 탈뻔했다. 이런 기분도 정말 오랜만이다. 여행을
가는 것도 아닌데 그냥 갔다오는 여정을 글로 남겨보려 노트를 하나
샀다. 에콰도르. 남미. 미국. 평소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단어들이다.
하지만 몇주간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단어들로 내 두뇌를 압박해
오는 단어들로 무서움인지 두려움인지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몇 번의
해외출장이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일을 끝맞히고 왔다. 이번에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올수 있겠지. 해외출장에 두번에 전과가 있는 나로써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 않을까 싶다. 뭐 말이 안되는거야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또 우리일이 말하다 오는것도 아니고 몸으로 뛰는
일이니만큼 크게 걱정은 안된다. 또 중간 ATLANTA에서의 TRANSIT도
시간상 7시간, 5시간의 여유가 있기에 걱정은 없다. 현지에서의 일 또한
인원문제로 인해 일정을 연장해 놓아서 큰 무리는 없을성 싶다. 단 나
혼자가 아닌 업체사람 한사람을 책임져야 하기에 걱정이다. 해외에는
처음 나간다니 좋은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할텐데. 하~. 이거
업무일지가 되어간다. 이런 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아닌데. 에콰도르
ECUADOR. 수도는 QUITO. 해발 2,850m에 자리잡은 고지대의 도시다.
최띨과 종띨이 이미 다녀온 경험이 있는 곳이다. 둘다 무사히 갔다온 걸
보면 뭐 나라고 못갔다올소냐. 고산지대이다보니 산소가 희박하단다.
현지인들이야 그곳에 익숙하지만 일반 타지인들이 이곳에서 뛰어 다니면
금방 지치고 잘못하면 고산병에 걸릴수도 있단다. 흠 평소 운동량이 적은
나에겐 유리한가? 불리한가? 아무튼 현지 사람들은 착하고 일들도 잘한다
한다. 언어는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화폐는 미국달러가 통용된다 한다.
어차피 현장에서는 영어도 잘 통하지 않기에 서로 BODY-LANGUAGE지 뭐.
이번 출장은 최장기간, 최장거리 PACK REVIEW이다. 그것도 혼자서. 여러
모로 기록을 세우게 될 출장이다. 명세기 미국비자 10년짜리 받아 가면서
겨우 ATLANTA 공항땅만 밟고 갈 것 같다. 마이애미라도 경유하면 해변
이라도 한번 나갔다 오는건데. 아님 마이애미 나가있는 곽모과장이라도
불러서 얼굴이라도 볼텐데. 얼마전 재믿는 프로그램을 하나 발견했다.
GOOGLE EARTH. 위성사진을 통해 지구 전체를 살펴볼수 있는 프로그램
이다.
- 06:43 김포공항 도착.
생각보다 세밀히 나오는 위성사진에 사무실 사람들은 모두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물료 VERSION의 상용프로그램에서 이정도면 유료라면 어느정도
일까. 혹시나 해적판이 있을까 살펴보았지만 없다. 세계각국의 주요도시는
거의 세밀히 나온다. 도로위를 달리는 차들, 건물들, 골목길까지 세밀이
나온다. 참 좋은 세상이다. 여하튼 이렇게 나의 에콰도르 출장은 시작되었다.
- 07:35
깜빡 잠들었더니 인천공항이다. 거의 2년만에 왔다. 여전히 조금은 낮선
곳이다. 최대리는 아직 도착을 안했나보다. 그런데 예전과 조금 틀려보이는게
예전엔 책상에 모여 출입국 카드를 쓰고있는 풍경이 제일 눈에 띠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둘러보아도 보이지가 않는다. 출입국카드는 어디서 쓰라는
건지. 설마 없어진 것은 아니겠지?
- 10:44
비행기 안이다. 탑승수속 밟고 짐부치고 출국심사 받으니 시간이 별로 없었다.
선물도 제대로 사지 못했다. 아무래도 ATLANTA에서 장만을 해야할거 같다.
벌써 졸음이 밀려온다. 어제 잠을 얼마 못잤으니 졸릴만도하다. 긴장도 하고
정신 없이 비행기에 올라탔다. 비행기가 많이 좋아 졌다. 자리마다 모니터가
있다. 예전엔 얼굴들어 간신히 보곤했는데 지금은 손님의 입맛대로 영화면
영화, 음악, 게임, 운항정보 등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비행기가 커서 그런
것일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예전과 같은 비행기가 아직도 있을 것이다.
하엽없이 하품이 나온다. 아무래도 한숨은 자고 일어나야 할듯 싶다. 너무
피곤타. 그냥 피곤타...
- 22:06 (08:06 ATLANTA)
자다 졸다 영화보다 밥먹다 이러다 어느덧 12시간이 지나갔다. 한국신간으로는
밤 10시면 "주몽"을 할 시간이군. 앞으로 한시간 정도면 ATLANTA에 도착할 거
같다. 지구 반대편이니 이곳은 한국과 반대로 아침이다. 이거 또 자야하는 건지
문지 모르겠다. 일상을 벗어나 어떤 낮선곳으로 간다는 것이 정말 흥미롭기도
하고 또 엄청나게 두렵기도 하고 그렇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에콰도르 사람들은
어떨지. 착하고 말 잘 듣는다고는 하지만. 뭐 어떻게 헤쳐나가겠지. 창문 밖은
구름위를 날고 있는 비행기 날개가 보인다. 하얀 구름이 저 발아래 끝없이
저 수평선까지 펼쳐져 있다. 손에 잡힐듯이 저 앞에.
- 10:10 ATLANTA
비행기가 지상에 내려 앉았다. 이곳 기후조건이 악화되어 예정보다 1시간을
늦게 도착했다. 비행기가 땅에 거의 닿을때까지 창밖으로 땅이 보이지 않았으니.
다행히 우리는 TRANSIT 시간이 조금 있어서 다행이지만 촉박한 사람들은
복잡하게 되었군. 창밖엔 지금 비가 내린다. 거의 열네시간 동안의 비행이었다.
자다 먹다 영화보다 화장실갔다 하며 보낸 열네시간 엄청난 시간이다. 예전
파리에서 올때는 지쳐서 타자마자 잠들어 내리기 2시간전에 깨었었는데. 이제
이곳에서 6시간후 QUITO행 비행기를 탄다. 그러면 또 몇시간을 가야겠지.
~~~~~~~~~~~~
- 14:00
"E16" QUITO행 DELTA 항공을 탈 GATE다. 여기는 어딜가나 찾는 흡연실. 맥도
날드에서 햄버거를 하나먹고 다시 왔다. 한번오면 3~4개씩이다. 또 비행기를
타면 몇시간은 못필테니. 흡연자들의 비애. 라이타는 인천공항에서 버리고 여기
올때마다 옆사람한테 불을 빌린다. 이심전심이라고 누구든 "EXCUSE ME"
하나면 불을 빌려준다. 참 착한사람들. 나 또한 누가 "EXCUSE ME"하면 담배불을
건넨다. 담배 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마음을 알것이다. 서로를 빨리 죽으라고
담배 많이 펴서. 두시간을 더 버펴야 한다. 음냐리~~~
- 16:24
출발시간이 DELAY 되었다. 17:20분. 여기 도착도 한시간 연착하더니 출발도
한시간 늦어졌다. 아이고 이거 완전히 졸리고 미치겠다. 작년 파리에서 올때가
떠오른다. 숙소에서 출발한지 거의 이틀을 넘겨 한국에 도착했는데 이번엔
이틀에 걸쳐 목적지까지 가나보다. 도착해서 호텔에 들어가면 거의 12시가
넘을거 같다. 낼 아침 제대로 일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제 펜을 드는 것도
힘이 든다. 정말 힘든 여정이다.

-- 11.8 03:31
호텔에 도착했다. 3시가 넘었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피곤은 하다. 그래도 잠이
안온다. 시차적응 때문일까? 이 나라가 인터넷은 그래도 잘 되는듯하다. 근데
유료다. 생각보다는 싸다고 들었는데 호텔에서의 비용은 생각보다 비싸다.
15분에 1.5달러다. 낼이 되면 사용방법들도 이해가 가겠지. 한국은 저녁시간이군.
걱정들 많이 하겠지만 우선은 이곳까지 무사히 도착했으니 낼 메일을 보내든
전화를 하든 해야겠다. ATLANTA에서 여기 QUITO 오는 비행기에선 거의
시체였다. 밥을 먹고나니 바로 잠들어 도착할때 깼다. 스페인어라는 것이 아직
적응이 안된다. 뭐라고 재잘재잘 대는데 영어로 말을 해도 똑같이 들리니. 낼은
어떨지.
- 16:40
원래는 4시 퇴근이지만 이제 퇴근한다. 첫날 하루가 이렇게 지나간다. 공장
TOUR만 했지만서도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것 같다. 이거 버스가
너무 흔들리는군.

-- 11.9 03:50
이 새벽에 잠안자고 뭐하고 있는건가. 어제 호텔에 오자마자 쓰러져서 12시가
다되어 일어났다. 저녁도 못 먹었다. 근데 그리 배고프지는 않다. 암래두 낼
출근하려면 밤을 세워야할거 같다. 영화나 한편 봐야겠다. "해변의 여인"
재믿을라나. 그래도 한국말이 나오니 좋다.
- 06:27
안자려고 했는데 깜빡 잠들어 버렸다. 아침에 최대리가 깨우지 않았으면 택시
탈 뻔 했다. 근데 어제 저녁에 자서 그런지 그리 피곤하지는 않다. 출근 버스다.
고지대다 보니 길들이 고저차가 심하다. 언덕도 많고 로타리도 많고 입체
교차로도 많다. 길 중간엔 전차도 많다. 서울에 다니는 굴곡버스에 위에
전차선이 연결되어 있다. 물론 노선대로만 다닌다. 이곳 사람들의 인상은
대체적으로 유해보인다. 동남아쪽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여자들의 생김새는
인도 사람들 같기도 하다. 운전기사는 좀 험하게 운전하지만 교통신호 하나는
칼같이 지킨다. 어딜가나 아이들의 모습은 너무도 귀엽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지금이 겨울이란다. 사람들의 복장은 한겨울 의상부터 춘추복에 낮엔
반팔로도 다닌다. 아직 하늘은 구름만 끼었지만 오늘도 비가 오겠지.

-- 11.10 06:24
출근버스다. 어제도 저녁을 못먹고 잠이들었다. 새벽2시에 일어나서 업무일지
쓰고 지금 출근중이다. 이번주가 지나야 적응을 하려나. 점점 차창밖의 거리
풍경들이 눈에 익숙해진다. 저 앞 산등성이에 꼭데기까지 자리잡은 집들.
까무잡잡한 이곳 사람들의 모습들. 꼬불꼬불한 길들. 각양각색의 차들. 조금은
추위에 떠는 듯한 이곳 사람들. 여기도 지금이 겨울이라 사람들이 추워 보인다.
날씨도 맑은날이 별로 없고 산들은 거의 성벽처럼 되어있다. 수원성을 보는
듯하다. 오랜만에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임정희의 노래가 흐른다.
"제발 미안해하지도 말고~~~~"

-- 11.12 07:45
일요일 아침이다. 어제 쉬는날이라 오전에 사람들과 호텔 앞 공원에 나갔었다.
공원에는 인디오족들의 작은 시장이 열려 있었다. 악세사리, 의복, 옛날 지폐,
동전들을 팔고 있었다. 살만한 것은 별로 없었다. 호텔 주변을 한번 돌아다녔다.
주변에는 KFC와 맥도날드가 있었고 교회도 있었다. 이곳 사람들의 80~90%는
카톨릭 신자라 한다. 예전 식민지시대의 영향이라고들 한다. 주변을 돌아다니다
인터넷 카페를 발견했다. 여기 오기전 인터넷 카페가 많다고 했었는데 역시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호텔에서는 인터넷 사용료가 시간당 5불 정도 한다. 처음에 왔을때
무지 비싸다 생각했었는데 인터넷 카페에서는 70센트 한다. 이런 도둑놈들. 근데
한글이 안나온다. 우쒸~. 뭔가 설정변경을 해야하는데 모르겠다. 오후에 다시
한번 해보려했더니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일찍 문을 닫아버렸다. 다음에 다시
한번 해야지. 오후에는 더 먼데까지 가보았다. 마트도 더 큰게 있고 그렇다.
들어오며 술을 한변 사와 최대리와 한잔했다. 37도짜리라 그런지 저녁먹고
바로 잠들었다. 깨어보니 12시. 또 자다 깨어보니 2시. 또 자다 깨니 4시, 6시가
되어 일어났다. 아침에 인터넷으로 전화를 했다. 마누라 울먹울먹하고 혁이놈
"아빠 언제와요?" 한다. 보고싶다. 몇일 안되었는데도 말이다. 왠일로 아침부터
해가 보인다. 오늘 관광 가기로 한 걸 아나? 오늘 "적도탑"이란 곳을 가기로 했다.
적도가 지나는 곳에 탑을 세워 그곳에 선까지 그어 놓은 이곳 QUITO 북쪽에 위치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란다. 인터넷으로 에콰도르를 검색하면 관광지로
제일 먼저 검색되는 곳이 이 "적도탑"이란다. 오늘 그곳에 가기로 했다.
이그 여덟시가 다 되어간다. 씼고 준비해야겠다.
- 09:30
DIEGO 부부 차를 타고 호텔을 나섰다. 출장와서 이런 여유는 처음인듯 싶다.
호텔이 있는 곳은 해발 2,800m 고지다. 지금은 이색적인 산악고원 풍경을
옆으로 하고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날씨도 그동안의 날씨와는 다르게
해가 다 떴다. 1시간 정도를 달려야 도착한다 한다. 가는곳이 적도탑이
아닌듯한데 어디를 가는 것일까? 가보면 알겠지.
- 10:40
오타발로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에콰도르 전통마을 이란다. 산 파블로란 큰
호수가 있고 그 옆에 바로 높은 이름은 못들은 산이 어우러진 광경이 색다르다.
잔듸구장에 축구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곳에서는 브라질 축구도 이겨본적이
없다한다.
- 16:30
"쿠이쿼차"라는 화산 호수에 왔다. 배를 타고 가운데 있는 섬에 왔다. 넓이는
9,000 m2. 이곳의 고도가 3,068 m 나 된다 한다. 그 위에 설산이 있다.
이곳은 아마도 4,000m가 넘을 것이다. 화산에 의한 호수로 물고기는 못산다
한다. 오리들이 몇마리 살고 중앙에 있는 섬에 몇몇 야생동물이 산단다.
예전에는 섬에 카페도 있었는데 얼마전 불이나서 모두 폐쇄되었다 한다.
배를 타고 섬을 한바퀴 돌았다. 이곳에 와서 섬을 눈으로 보았다는 것이
너무도 기분좋은 경험 이었다.

-- 11.13 06:25
새로운 일주일이 시자되었다. 아침 출근시간. 오늘은 버스 반대편으로 앉아
보았다. 뭐 차의 흔들림 때문에 글씨가 장난이 아니다. 전과는 틀린 광경이
보이겠지. 뭐 그리 틀린 모습은 아니지만. 어제 그간 밀렸던 빨래를 했다.
호텔에 세탁을 맡기면 되지만 요금이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속옷과 양말인데
보통은 다들 그냥 자기가 한다. 양말 다섯개에 속옷 세셋트. 왜 이렇게 짝이
안맞지? 여긴 우리 늦가을 날씨라 일을 하더라도 거의 땀이 나지 않는다. 아침
부터 비가 오는가 싶더니 해가 보인다.

-- 11.14 06:25
또 다시 출근길이다. 이젠 어느정도 이곳 생활에 익숙해져 가는 듯하다. 잠자는
주기는 아직도 불규칙하지만. 간만에 WAX의 노래를 들어본다. 가슴을 울리는
그녀의 음색. 임정희의 음색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아침부터 날씨가 흐렸다.
잔뜩 구름낀 날씨가 비가 또다시 퍼부을거 같다. 익숙해진 차창밖 풍경에 눈을
돌려본다. 바깥풍경이 이곳에서 몇년 산듯한 느낌이다. 참나. 몇일이나 되었다고.
하루가 이렇게 또 시작한다.

-- 11.15 06:35
역시 출근길이다. 어제는 인터넷 카페에 갔다와서 그냥 잠이들어 버렸다. 조금
피곤했나? 업무일지도 작성 못했다. 이 업무일지라는 것이 엄청난 스트레스다.
매일 매일 작성을 해야하니 정말로 말이다.
- 16:55
퇴근이 또 1시간이 늦었다. 뭐 이시간이 그렇지 뭐. 어김없이 비가 오는 퇴근길.
징하게도 온다. 하루종일 서 있는 것이 힘이든다. 한국에서 매일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와 싸우는 것과는 또 다른 일이다. 하지만 말은 잘 안통하지만 눈빛과
몸짓과 짧은 스페인 단어로 이들과 칙구가 되어가고 있다. 제일 열심히 일하는
"TITO", 어린 "CARLOS", 두명의 "DIEGO", 클레임 담당이라는 "CRISTIAN",
이들의 보스 "CARLOS", 그리고 우리 자재담당 "DIEGO", 그 보스 이름은 까
먹었다. 오늘 처음 말을 했다. 콘테이너 비용이 많이드니 줄여 달라고. 12월
PACK에서 해보겠다 했다.

-- 11.16 16:15
이곳에 온지 처음으로 정시에 퇴근을 하는듯하다. 4시 정각. 오늘 오후는
다행히 비가 안온다. 밝은 시간에 퇴근을 하니 무지 기분은 좋다. 기사아저씨는
오늘도 새로운 길로 가나보다. 시간대별로 안막히는 길이 따로 있나보다.
"널 사랑한다고 항상 자신에게 말했죠~~". 간만에 임정희 노래를 들어본다.
거의 두달을 얘 노래만 들었는데 아직도 질리지가 않는다. 왜 일까? 이런것이
집착일까? 과연 무엇일까? 무엇인가 하나에 필이 꽂히면 그것만을 고집하는
나.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그건 나도 모르겠다. 어느것이 좋은 것인지.
아무리 새로운 길을 가도 거리는 이미 익숙하다....

-- 11.18 12:10
벌써 마직막 주말이다. 이쪽에서 관광 ARRANGE를 해줘서 지금 BANOS라는
곳에 가고 있다. 오타발로와 같은 민속마을이라 한다.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 오타발로는 퀴토 북쪽에 위치해있고 이번 바뇨스는 남쪽에 위치해 있다.
2시간 거리라는데 엄청나게 더 온거 같다. 이곳은 해발 높이가 많이 낮은거
같다.
-12:50
스페인어가 발음하기도 쉽고 재미가 있다. 영어도 못하면서 무슨 스페인어냐
하는데 정말 재믿다. 숫자도 외워보고 단어들도 외워보고 정말 재미다.

-- 11.19 15:40
적도탑을 왔다가는 길이다. 적도라인을 중심으로 해서 북반구와 남반구를
동시에 디디고 서서 사진을 찍었다. 아주아주 의미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 의미 이상은 아닌듯하다. 에콰도르에 오면 한번은 왔다가야한다지만
의미 이상은 아니다. 적도라인에 서서 사진 한방이면 끝이다. 호텔에서
왕복 30불에 갔다가 돌아가고 있다. 이제 오늘밤이 이곳에서의 마지막밤이
되는구나. 온것이 엇그제 갔았는데 벌써 이렇게 지나갔다. 조금은 아쉽다.
이곳에 이제는 적응되어 가는듯 한데 집으로 라니~~~.

-- 11.20 21:53
퀴토 공항에 나와 GATE에 들어와 기다리고 있다. 담배도 한대 제대로 못피고
이곳까지 들어와 버렸다. 이럴수가. 들어오면 흡연실이 있을줄 알았는데
흡연실은 BAR밖에 없다. 그런데 이시간엔 문을 닫아 버렸다. 그리고 나갔다
오면 처음부터 검색을 다시 한다. 이런 황당할 수가. 그리고 먼저 올때와는
달리 과야낄을 경유해서 아틀란타에 가게된다. 비행기를 갈아타는 것 같다.
이럴수가. 졸리 죽겠는데. 돌아버리는 구만. 뭐 이런것이 다 있남. 황당해져
버리는 구만. 음냐리 한시간을 어떻게 버틴다냐~~~.

-- 11.21 12:33
아틀란타에서 마지막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발 대한항공. 이륙을 앞두고
활주로에 들어서 있다. 집을 떠난지 15일, 반달이 되어버렸다. 이번 출장은
예전과는 달리 여유로운 출장이 되었다. 우리인원이 혼자인 대신에 일정을
연장하여 여유롭다면 여유롭게 업무를 할수 있었다. 또한 영어를 이렇게
많이 썼던적도 없었고 현지어를 이렇게 많이 배워본적이 없었다. 스페인어가
의외로 발음하기가 쉬웠다. 알파벳의 발음기호대로 읽기만하면 발음은
어느정도 통했다. (드디어 이륙을 했다. 창문밖으로 아주 드넓은 비행기 날개가
보인다!) 내 스페인어를 5살정도 아이가 알아 듣고 대답을 한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으. 갑자기 졸음이 몰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