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절지백

<상절지백 백여얼여더얼>

글쓰는하얀개미 2012. 5. 22. 09:41

<달나라 여행>
아무리 터무니없는 꿈이라도 과감하게 시도하면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때가 있다.
13세기에 중국 송나라에는 달을 찬미하는 문화적 행위가 크게 유행하였다.
내노라하는 문호와 가객들은 너나할것없이 하늘에 떠 있는 그 위성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다.
그 무렵의 송나라 임금 중에는 달에 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한 이가 있었다. 순수 시를 짓고 글을 쓰기도 했던 그는 달을 너무나 찬미했던 나머지달에 발을 디디는 최초의 인간이 되고 싶어했다.
그는 신하들에게 명을 내려서 로켓을 만들게 했다. 당시의 중국인들은 이미화약의 사용법을 아주 잘 알고 있던 터였다. 그들은 임금이 탄 작은 가마 밑에 커다란 폭약을 설치했다. 폭약이 터질때의 추진력으로 가마를 달까지 쏘아 올리려고 생각했던 거였다. 그 중국인들은 닐 암스트롱이나 쥘 베른의시대에 훨씬 앞서서 달 로켓을 만든 셈이었다. 그러나 사전 연구가 너무 부실했던 탓에, 폭약의 심지에 불을 붙이자마자, 불꽃놀이를 방불케 하는 광경이 벌어졌다.
송나라 임금은 휘황하게 작열하는 그 꽃불 속에서 가마와 함께 산산이 부서졌다.

---- 에드몽 웨즈.

아마도 위의 송나라 임금은 행복한 사람일게다. 훗날 닐 암스트롱이 저승에갔을때 저 송나라 임금은 당당히 말하리라. "내가 닐 당신보다 더 먼저 저 달나라에 가려 했던 선구자니라"하고 말이다. 비록 작열한 꽃불속으로 사라졌지만 그는 자신이 알고자하는 하고자 하는 일을 하려다 이승을 마쳤으니 그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물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이승에서 마칠수있다면 더더욱 행복하리라. 닐처럼 달나라를 밟았다면. 하지만 어떠한 일이든 그 결과를 떠나서 그 일을 하고자 하려던 과정 또한 행복하고 중요한 일이 아니었을성 싶다. 나또한 내가 하고자하는 일들을 이승에서 마치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 이승을 마치더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라...
귀에 익숙한 음악소리와 함께하는 이시간. 참으로 오랜만에 가져보는 시간이 아닌가 한다. 차창밖으로 흘러가는 반짝이는 수많은 불빛들. 퇴근버스를기다리며 무심코 하늘을 쳐다보았다. 이미 어두워진 밤하늘에 눈에 익은 별자리. 겨울에야 쉽게 찾을수 있는 나의 별자리. 오리온자리가 보였다. 중학교 시절 보았던 그모습 그대로 그곳에 그렇게 있었다. 몇십만년후에는 저 별자리도 북두칠성처럼 찌그러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생에는 그 모습 그대로 있으리라. 지난주 평소 전화도 않던(물론 나도 절대 안하지만) 두놈이 전화를 했다. "너 아직 괜찮냐?" 마치 안괜찮길 기대하는 말투다. 자식들. 그래도 안괜찮은지 걱정은 되었나보다. 이제 지겹기도 할만한 이십년이되어가는 놈들이다. 지겹지 암. 다들 장가들 가니 자주 모이지를 못한다. 년말엔 망년회도 못했다. 음력으로나 해야겠다. 드디어 우리팀에 변화가 생겼다. 앞서 내려왔다는 명퇴명단과는 관계없이 모두 사표쓴다는 것 같던 과부장들중 연봉제를 감수하며 여섯명을 제외하곤 남기로 결정이 났다. 그러다보니 타부서의 과부장 자리가 비어 결국 우선은 내부적으로 차장 진급 대상인 울과장이 타부서 직부대행으로 가기로 결정이 났다. 이제 우리팀은 단둘 사원둘 아비 잃은 자식들이 된것이다. 변화를 그렇게 바랬었지만 그것이이렇게 갑자기 이런식으로 올줄은 몰랐다. 막막할 다름이다. 미우나 고우나그래도 우리의 바람막이였고 앞길을 인도해주는 분이 있었는데 이젠 없다. 한편으론 시원한 기분도 들지만 걱정이 더 커지는거 같다. 흠. 어떻게 될런지....
이젠 당장 내일부터 어떤식으로 생활이 변화될지 걱정과 기대가 마구 몰려온다. 부모잃은 고아에 미운오리새끼가 될런지 어떨지. 고민이다......

---- 아비 잃은 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