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절지백 백아호옵>
<사람의 뜻매김>
사지가 온전히 발육한 6개월 된 태아는 이미 사람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고 한다면 3개월 된 태아도 사람인가? 갓 수정을 끝낸 난자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6개월 전부터 혼수 상태에 빠진 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환자, 그렇지만 여전히 심장이 뛰고 허파로 숨을 들이고 내는 식물 인간도 여전히 사람인가?
사람의 몸에서 분리되어 영양액 속에 담긴 살아 있는 뇌는 사람인가?
인간의 사고 작용을 그대로 모방할 수 있는 컴퓨터도 사람으로 취급할 수 있을까?
사람과 똑같은 겉모습에 사람의 뇌와 비슷한 뇌를 가진 로봇은 사람인가?
사람의 신체 기관에 생길지도 모를 결함에 대비해서, 대체 기관들을 미리 마련해 둘 목적으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 낸 복제 인간은 사람인가?
그 어떤 물음에도 분명하게 답하기가 쉽지 않다. 시대가 변하면 사람의 뜻매김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물론이고 중세까지도 여자와 오랑캐와 노예는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입법자들에겐 무엇이 사람이고 무엇이 사람이 아닌지를 가려낸 의무가 있다. 그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서는 생물학자, 철학자, 정보공학자, 유전공학자, 종교인, 시인, 물리학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리라. <사람>이라는 말을 정의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 에드몽 웰즈.
나뭇가지 위에 앉은 작은새 날개짓처럼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이맘 너는 알고 있니
언젠가 너의 눈빛을 두렵게 알던 날부터
사랑이라는 작은 떨림에 밤새 잠을 설치고 있지
나의 사랑이 이렇게 시작되면
먼저 설레임이 앞서는 걸까
알 수 없는 나의 이 마음을
나의 사랑이 이렇게 시작되면
먼저 두려움이 앞서는 걸까
사랑이 이렇게 시작되면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이 마음
작은 발자욱마다 혹시 놀래지 않을까
두려움 느끼며 갔지
나의 사랑이 이렇게 시작되면
먼저 설레임이 앞서는 걸까
알 수 없는 나의 이 마음을
나의 사랑이 이렇게 시작되면
먼저 두려움이 앞서는 걸까
사랑이 이렇게 시작되면
여치 이집 다섯번째. 이 시디를 안듣겠다고 마음먹었던것이 벌써 일년이 되어간다. 하지만 지금 난 이 시디를 다시 듣기 시작했다. 그이가 다시 생각났기 때문일까? 새로운 사랑이 나타나서일까? 들을 시디가 없어서일까? 아니다. 이제 이걸 다시 듣는다해도 일년전처럼 가슴의 동요도 일으키지도 않고 예전처럼 그이를 생각하지도 않는다. 처음 대구행 밤기차속에서 듣던 그여치가 듣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십개월간 듣던 여치테입이 수명을 다하여 결국 시디플레이어와 시디를 장만했고 일년을 더 들었던 그 여치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들으며 그이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한다면 거짓말일게다. 하지만 누가 말한대로 세월이 약인지 더이상 그이의 생각에 어쩔줄 몰라하지는 않게 되었다. 그이의 목소리를 오늘도 들었지만 담담하게 들을수 있엇다. 하지만 그이는 이미 내가슴속에 있던 그이가 아니었기에 아무생각없이 지나칠수 있었다. 더이상 그이에 대한 생각에 여치를 연관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에 다시 여치를 듣기 시작했다. 아마 시디의수명이 다할때까지 듣지 않을까 싶다. 내가 산을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는 숲의 암흑속의 텐트안에 누워 텐트를 때리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잠이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당일 산행은 거의 하지 않았다. 산을 많이 갔던것도 아니지만 갈때마다 내 어깨에는 다리를 짖누르는 무거운 베낭과 텐트가 실려 있었다. 하지만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더이상 내수준으로는 그런 산행을 할수없었기에 이번 산행을 추진했다. 동행할 사람들도 있었기에 겁없이 쉽다는 생각에 관악산을 택했고 편한마음으로 출발을했다. 해발 631미터의 관악산날씨는 맑게 개어있었고산행하기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아침도 못먹고 바나나우유 하나로 속을채운상태에서 부담없는 높이라 생각했기에 마음편히천천히(사람이 많아 하는수 없이) 오르기 시작했다. 얼마를 올랐을까. 생각보다는 많은 시간이 흘러 연주암에 올랐다. 산에 오른것인지 식당에 밥을 먹으러 온것인지. 저앞에 길게 줄을 서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연주대로 오르려다 점심을 먼저 해치웠다. 트위스터와 징거버거, 귤 등. 바람이 차갑게불기 시작했다. 하늘은 점점 어두워져갔고 시간은 세시가 너머가고 있었다.연주대에 올랐다. 사람은 많았지만 평지에서는 볼수 없는 탁트인 시야. 과천 경마장과 서울랜드가 내려다 보인다. 일요일인데 경기가 없다. 날씨가 추워져 문세가 감기들을까봐 안한다는 생각을 잠시했다. 점점 심해지는 바람과 하늘에 하산을 서둘렀다. 내평생 설대를 한번 가보는군. 바위 언덕을 내려가기는 쉽지 않았다. 긴장을 늦출수가 없었다. 슬로우 슬로우 또 슬로우. 확인 확인 또 확인을 거듭. 손을 잡았다 놓았다 잡았다 놓았다 평생 잡을 손을 다잡았으리라. 그래도 늦지 않게 하산하여 설대를 활보할수 있었다. 그런데 바카스 아줌마는 없다. 다시는 관악산에 안오리라. 도봉산을 가봐야겠다.
---- 콜라를 마시며 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