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22. 18:38

<상절지백 열아호옵 - Ver.2006>

<희생>
개미를 관찰해 보면, 저 자신의 생존의 요구에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외부의
요구에 따라 행동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몸통에서 머리가 잘려나가면 그
머리는 적의 다리를 물거나, 곡물 알갱이를 자름으로써 여전히 쓸모있는 존
재가 되려고 애를 쓴다. 가슴이 잘려나갔을 때도 그 가슴은 적이 쳐들어오
는 입구를 막으려고 기어간다.
자기 희생인가? 공동체에 대한 광신인가? 집단주의 때문에 생긴 미련함인가
?
그 어느것도 아니다. 개미 역시 외톨이로 살아갈 줄 안다. 겨레를 필요로
하지 않고, 겨레에 반역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 자기 희생의 모습을 보이는 걸까?
현재 내 연구가 도달한 수준에서 말한다면, 그것은 겸양에서 비롯되는 것으
로 보인다. 개미에게는 자신의 죽음이 그리 대단한 사건이 못 되는 것 같다
. 즉, 개체의 죽음이 방금 전까지 하고 있던 일을 단념해야 할 만큼 중요한
사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 에드몽 웰즈

희생이라.... 난 과연 무엇을 위해 희생을 할수 있는가... 누구를 위해 희
생할수 있는가... 의문을 가져본다. 마음속으로는 '그래 난 누구를 위해 희
생할수 있어, 친구를 위해 기꺼이 내 몸을 달려오는 기차로 던질수 있어.'
하지만 과연 그런 상황이 실제 일어났을때 난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일을 할
수있을까? 그건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나 자신도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니까.
희생! 희생이란 말이 내겐 별로 마음에 안드는 말이다. 물론 한 희생에 의
해 다른 어떤 것이 생명 또는 그 무엇인가를 얻게 되겠지만 희생을한 그 무
엇은 이제 그 존재의 의미를 잊어버리게 될것이다. 그리고 더이상 그 무엇
은 우리들의 곁에 존재하지 않을것이다. 그리고 남아있는 어떤 것들에게는
그 무엇을 생각하며 슬픔에 잠길것이다. 그것은 결코 성스럽거나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는다. 내생각에는.... 그 희생이 생기기 전에 희생이 필요하지
않는 상황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나도 이해할수 없는 말을 한번
해보며 오늘의 상절지백을 시작해보려한다.
쿠쿠...이거 너무 무게잡는것 같군요... 갑자기 무슨말로 시작할지 알지못
해서 그냥 쩌그 위에 꺼 말꼬리 잡고 늘어졌어요... 다들 안녕들 하셨지요?
뭐 나도 안녕하지요. 아까 퇴근하자 마자 게시판에 가보니 반가운 사람의
글이 도착해있더군요... 다비. 날 댕구오빠라 부른 최초의 여인. '신문이여
~~ 신문이여~~' 하며 반갑게 웃음짓던 신문팔이 소녀. 도배사 자격증 따기
위해 도배 열심히 하던 아지매. 폭풍우치는 바다에서 번개 맞을 까봐 무서
와 부르짖던 바다비~~~~. 짧은 글이었지만 백수동을 잊지 않고 이렇게 녀석
의 눈을 피해 우체국을 찾은 다비에게 너무도 고맙고 잘 지내고 있다니 다
행이고 한번도 만나보지는 못하고 전화선의 전자 암호로만의 만남이었지만
앞으로 언젠가 만나 향내좋은 커피 한잔을 마시며 지나간 추억들을 나누어
보고 싶군요. 이제 녀석과 새로운 삶을 살아가며 어려운 일, 슬픈일, 힘든
일도 많겠지만 항상 웃음 잃지 않고 견디기 힘들땐 언제든 여기 백수동을
찾아주길 아마 여기 모든 백수동민들은 바랄겁니다. 다비야...우서라....
선아가 잘 도착했다는 선아오빠의 글에 조종사 아자씨가 고생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까르르르르륵~~'웃고 있는 아로미 선아를 생각해봅니다. 짧은
두번의 만남이었지만 정이 들었었고(난 옷깃만 스쳐도 정이들어요....) 그
정이 두터워 지기도 전에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버린 선아를 생각하면 아
쉬움만이 남는답니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위해 바니를 집어들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현재로서는..) 남기고 간 음성 메세지를 오늘도 들었답니다
. 삐치면 들을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난 떠난다는 실감이 안나거든...'하
던 선아의 목소리가 머리속을 맴돕니다. 하지만 이렇게 마지막은 아니겠지
요. 인생이란 짧고도 긴것이니까요. 언젠가는 다시 만날날을 상상하며 (치
익! 뽀~~~~~~~~~~~옥! 퓨~~~~~~~~~~~~~우!) 담배를 한대 물어봅니다. 하아
얀 담배연기에 머리속이 멍해지는것 같군요. 처음 담배를 입에 물고 연기를
목으로 삶켰을때도 머리속이 멍해졌었지요.
어제의 회의로 많은것이 정해졌더군요. 돌아온 상형을 위시한 대모, 강필형
님, 이하 백수동민들의 앞으로의 멋있는 활동들을 기대해봅니다. 그동안 원
로들의 빈자리를 노리고 설쳤던 내 자신을 한번 돌아봅니다. 후회는 없군요
. 오랜만에 가져 아니 처음으로 가져본 즐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직장 생
활과 같이 시작한 백수동 생활.... 잃은것도 있었겠지만 얻은것이 더 많다
고 생각을 해야 몰매를 면하겠지요? 만남.... 내가 백수동에 들어오게된 29
가지 이유중에 하나가 '만남은 좋은거니까....'였지요. 이런 만남들이 헤어
짐없이 영원히(불가능하겠지만...)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입사원 연수로 시작한 올해도 이렇게 딱반이 지나갔군요. 빨리도 흘러가
는 시간에 브레이크를 밟고도 싶지만 내일의 만남을 기다리는 연인들을 위
해 차마 그렇게는 못하겠군요.. 오늘따라 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말들을 하
고있군요. 더 하다가는 정말 머리속이 스폰지로 변해버릴것 같아 여그서 줄
이렵니다.

---- 스폰지를 거부하는 정구.

참고로 위의 여얼구는 제 동생의 이름이 아님을 밝히는 바입니다.


----------------------------------------------------------------------------------------


-- 2006.12.28 18:13
남는 커피 한잔! 밥 한숟갈! 상추쌈 한덩이! 소주잔에 담긴 양주반잔!
이런날은 왠지 감정이 더 살거 같아 펜을 들었다. 나자신은 별로 감정이 없는데
옆에서들 난리다. 뭐 다 내 잘못이겠지. 근데 의문은 생긴다. 과연 공문을
보냈으면 되었을까? 약간은 의심이 생긴다. 과연 내가 진급할 마음이
없었던 것일까? 그것 또한 나자신도 의문이다. 주위 사람들은 다들 그것을
바랐었겠지. 집사람도, 가족들도, 주위의 동료들도. 하지만 정작 난 반신반의
했다. 지금 발표가 난마당에 무슨 소리 하겠지만 난 아직도 반신반의하다.
과연 어느것이 나의 갈길의 정답인지. 이미 확정이 되었으니 이것이 정답
이겠지. 일찍 나왔다. 5시 30분 땡고. 길이 막힐거 같아 무작정 남양길로
들어섰다. 길은 이미 어둠이 깔려 어둡다. 길가에 잠깐 세우고 이글을 쓰고
있다. 저 건너편에 남양연구소가 보인다. 처음 회사에 입사할때 계과 출신
이라면 누구든 제1지망은 연구소 였을것이다. 나또한 그렇게 썼었다.
2지망까지. 하지만 결국 누구덕에 3지망 썼던 여기로 와서 십년이 넘게
이곳에서 생활해왔다. 처음엔 원가관리라는데서, 4년후엔 우연한 기회에
포기라는 곳에서 벌써 7년째 되어가는거 같다. 지금 하는 업무가 싫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너무 지친거 같다. 같은 일의 반복과 끝없는
일들에. 해도해도 끝이 없는 일. 이젠 무언가 다른일도 해보고 싶은 욕심이
든다. 물론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너무 지쳐있기에~~. 이제 2006년도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다. 2007년에는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올해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일들이?
점심을 안먹었더니 배가 고프다. 빨리 집에 가야지. 얼런~~~~~~~~~~

-- 미역국 먹은 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