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29. 01:34

<<상절지백 백쉬인 한나아>>

<장거리 경주>
그레이하운드와 사람이 장거리 경주를 하면 언제나 개가 먼저 들어온다. 몸무게와 비례해서 생각해 보면 그레이하운드의 근력은 사람보다 나을 게 없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그레이하운드와 사람이 같은 속도로 달려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서 이기는 쪽은 언제나 그레이하운드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사람은 달리면서 줄곧 결승선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헤아린다. 그는 도달해야 할 목표를 염두에 두고 달린다. 그에 반해서 그레이하운드는 아무 생각 없이 달린다. 목표를 가늠하고, 또 목표가 얼마나 남았느냐에 따라 의욕이 부침하는 과정에서 사람은 엄청난 에너지를 낭비한다. 장거리 경주에서는 도달해야 할 목표를 생각하지 말고 오로지 앞으로 나아갈 생각만 해야 한다. 자꾸자꾸 나아가면서 그때그때에 맞게 행로를 수정하면 된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목표에 도달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목표의 초과 달성도 가능해 지는 것이다.

--- 에드몽 웰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제3권)

[2016.4.29 00:24] 한 꼭지를 마무리하며...
사람이기에 그럴 수 없지만 때론 그레이하운드 같이 결승선을 생각하지 않고 목표를 생각하지 않고 그저 달려야 할때가 있다. 반야봉을 오르며 위를 쳐다보면 이내 몸에 힘이 빠지고 다리가 풀려 버린다. 몇번을 그곳을 오르며 터득한 것은 꼭데기를 보지 않고 바로 앞을 바라보며 그저 걷는 것이었다. 걷고 걷고 또 걷고 발등에 떨어지는 땀방울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어느덧 반야봉에 올라 발 밑에 펼쳐진 녹색의 풍광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하염없이 발을 구른다. 구르다 구르다 보면 어느새 잠수교 입구에 와 있고 구르다 구르다 보면 어느세 목감천 합수부에 와 있는 것이다. 그렇게 결승선을 자꾸 생각하지 않고 가다보면 어느세 그곳에 와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날 문뜩 그녀가 다가와 나의 손을 잡았다. 생각해본적도 없고 생각할 수도 없었던 그녀의 손은 나의 손을 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나의 아담하고 작은 손을 이렇게 오래도록 잡고 있는 그녀를 떠나보내야만 한다는 것이 가슴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 그녀와 연은 아니란 것을 알기에 떠나보내야만 한다. 가라앉히기 위해 약도 먹어본다. 풀어질까하고 손을 따뜻하게도 해본다. 하지만 아직 그녀는 손 놓을 생각이 없다. 어떻게 해야할까. 아침 부수수 눈을 떠보면 그녀의 손은 더더욱 강하게 나의 손을 잡아온다. 손가락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그래도 낮에는 조금 힘이 빠지는지 잡은 손이 좀 풀어진다. 하지만 어김없이 잠이 들었다 깨어나면 꽉잡고 있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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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름은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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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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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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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 수지 중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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