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6. 21:28

《상절지백 백마흔 일고옵》

<Ant147>
<에피메니데스 역설>
<그 명제는 거짓이다>라는 명제는 그 자체로 에피메니데스의 역설을 구성한다. 어떤 명제가 거짓인가? 그 명제다. 만일 내가 <그 명제는 거짓이다>라고 말하면 나는 참명제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명제는 거짓이 아니다. 즉, 그 명제는 참이다. 결국 그 명제는 자신의 전도된 그림자를 가리키게 된다. 이 순환은 끝없이 되풀이된다.

--- 에드몽웰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제3권)

[2015.5.6 20:19] 집과는 머나먼 퇴근버스 안에서...
<그 명제는 거짓이다> <그 명령은 명령이 아니다> 끝없이 되풀이 되는 명제. 그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어떤것이든지간에 나에겐 의미가 없다. 참이면 어떠리 거짓이면 어떠리. 난지금 집과는 머나먼 종착지를 향하여 흔들리는 음률을 따라 몸을 맡기고 이렇게 폰에 또하나의 흔적을 남겨본다. 귀에선 유이의 상큼하고 신선했던 목소리가 기타의 청아한 소리가 함께 듀엣을 하고 있다. 버스안의 불빛이 사람들과 의자와 충돌을 하여 차창에 가서 꽂힌다. 그 불빛은 창밖의 암흑을 한꺼플 덮어 버린다. 시신경에 전달되는 정보는 오로지 버스안의 빛들의 향연뿐이다. 이것 또한 끝없는 순환이겠지. 몸은 이미 카렌스 센타를 지나 80번 도로로 올라서는 좌회전의 관성을 알아차렸다 생각했는데 아니다. 발안으로 가는군. 이것 또한 이미 내몸에 각인되어 있는 관성이리. 때론 상절지백을 보며 어떻게 이렇게 때맞게 이야기를 할까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기도 하다. 이 명제는 거짓이다...
퇴근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크게는 자차이용과 버스이용이 있다. 자차이용은 시간때로 구분이 된다. 우선 당직을 서고 아침 7시에 자차이용 퇴근이다. 이때는 많은 위험이 따른다. 당직근무시 조금이라도 눈을 붙일수 있었다면 조금 여유롭지만 이건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견디다 못해 잠깐 눈을 붙였다가 불안함에 눈을 떴을때 일보작성이 늦어져 낭패를 본적이 두번이나 있었다. 그렇다고 뜬눈으로 버텼을때 일보작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자차운전을 하며 졸음 운전을 감수해야한다. 음악을 크게 틀고 창문을 다 열고 달리기도하고 내뺨을 가차없이 후려치기도 한다. 마지막 수단으론 허벅지 안쪽의 가장 연약한 살을 사정없이 꼬집어도 본다. 한번은 고속도로 휴게실에 차를 세우고 잠들어 정시 퇴근시간에 맞춰 집에 간적도 있다. 이렇게 생명을 담보를 해야할때가 있다. 다음은 4시 10분 정시 퇴근하는 것이다. 이것은 회사일 외의 볼일이 있어 기본 업무시간을 마치고 동료들의 눈치를 보며 퇴근할 때와 연휴 전날이나 주말을 앞둔 금요일 차가 막혀 거북이가 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눈총을 무릅쓰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것이다. 다음은 야간조 미팅등으로 인해 마무리를 해야할 일들로 인해 퇴근버스를 탈수 없다고 예상할때이다. 이땐 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미팅이 끝나는 시간 일이 마무리 되는 시간이 퇴근시간이다. 예전엔 너무 늦을땐 집으로의 퇴근을 포기하고 숙소로 파김치가 되어 들어갈때도 있다. 그럼 버스이용에는 어떤때가 있을까. 이것 또한 시간때로 본다면 우선 4시 퇴근버스 이용이다. 이것은 정말 드물게 차를 안가져오고 외부에서 별도의 약속이나 일이 있을때이다. 이땐 정말 특별한 때일 수 밖에 없다. 상시주간조의 정시 퇴근버스는 4시 30분차이기 때문이다. 그럼 4시 30분 정시 퇴근버스를 보자. 이건 말로만 얘기하는 정시 퇴근버스이다. 오죽하면 팀 위시리스트에 일주일에 한번은 정시 퇴근하잔 항목이 있을까. 하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못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다음은 규정에 없는 일반적인 정시 퇴근버스 6시 차이다. 법전에 나와 있지 않지만 판례와도 같은 예이다. 이것이 가장 일반적인 버스이용 퇴근인 것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지금 타고 있는 8시 야간조 조퇴차이용이다. 종착지도 집과는 머나먼 성대. 하지만 이것밖에 없다. 이거라도 타야 대중교통을 통해서라도 집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 수원역전을 들려 성대로 향한다. 성대에서 하차하면 전철을 타고 석수역까지 간다. 석수역에선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고객센터 주차장까지 가고 거기서 간신히 나의 애마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이렇게 집에 도착하는데는 얼마나 걸릴까? 이건 정말 별로 권장하기 싫지만 오늘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되어 버렸다. 마지막 퇴근방법 특히 주말을 앞둔 금요일 일반적인 정시 퇴근버스 6시 버스를 놓쳤을때이다. 이땐 딱 한번 컨설턴트의 차를 얻어 탔었다. (9시15분 성대 도착!) 이건 정말 비추할 일이다. 다른사람에게 절대 권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다. 병점역에서 전철을 타고 귀홈하는 방법. 3시간 반이 걸렸다. 내 인생에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지만 이미 나의 뇌속 뉴런에 각인되어 버린. 이 외에도 또다른 퇴근방법들이 있겠지만 이만 마무리 하련다. 왜? 그냥. 그래도 이렇게 나의 흔적을 남기며 오니 시간은 금방 간다...

--- 다시는 타고 싶지 않은 8시 퇴근버스에서
글쓰는하얀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