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18. 19:10

《상절지백 백마흔네에엣》

<쥐의 똥구멍을 꿰맨 여공>
19세기 말,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정어리 통조림 공장에는 쥐들이 우글거렸다. 그러나 그 쥐들을 없애 버릴 방도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흔히 쓰는 방법대로 고양이들을 풀어 놓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될 일이었다. 고양이들은 요리조리 달아나는 쥐들을 잡으려 하기보다는 차라리 제자리에서 꼼짝 않고 있는 정어리들을 먹어 치울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참에, 어떤 사람이 살아 있는 쥐의 똥구멍을 굵은 말총으로 꿰매어 버리는 방안을 생각해 냈다. 그의 생각은 이러했다. 똥구멍을 꿰매어 버리면 쥐는 배변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계속 먹기만 하다가 결국엔 고통과 분노 때문에 미치게 된다. 그러면 그 쥐는 작은 야수와도 같은 무시무시한 존재로 변하여 다른 쥐들을 물어뜯고 쫓아낼 것이다. 생각은 그럴듯했으나 문제는 그 추저분한 일을 누가 맡느냐에 있었다. 다들 못 하겠다고 꽁무니를 사리는데, 한 여공이 그 일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 대가로 그녀는 사장의 신임을 얻어 봉급이 인상되고 반장으로 승진하였다. 그러나 그 통조림 공장의 다른 여공들은 그녀를 의리 없는 배신자로 여겼다. 그들 중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쥐의 똥구멍을 꿰매겠다고 나서는 한, 그 혐오스런 일은 계속 되풀이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 에드몽 웰즈

[2015.3.18 18:01] 비맞으며 올라탄 퇴근버스에서...
여공은 과연 의리없는 배신자일까? 혹시 반장으로 승진하고픈 소망이 강해서 이지는 않았을까? 아니면 경제적인 형편이 않좋아 조금이라도 극복하고픈 바램이 커서는 아니었을까? 아니면 진정으로 애사심이 커서 회사의 풀지 못하는 문제를 자신이 해결해 보겠다는 도전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혹시 그런 혐오스러운 일을 즐기는 정신적으로 다른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은 아니었을까? 다른 여공들은 그녀를 비난한다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 분명 그 회사의 골칫거리를 그녀가 해결하며 생산량은 늘어났을 것이고 연말이 되어 회사는 보너스라도 지급하면서 다른 여공들도 좋아지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후 쥐가 박멸되면서 더더욱 좋아진 환경에서 일을할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예전에 아마도 이 책을 읽었긴 한거 같은데 내용이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제목이 특이하기에 기억을 하고 있는것 같다.

아침에 야간조의 현장과의 미팅으로 차를 가져오려 했으나 요즘 수면부족으로 도저히 회사까지 차를 끌고 올수가 없었다. 차를 주차하고 아침 출근버스를 타자마자 기절을 해버렸다. 전엔 버스를 타면 절대 자지 않았었다. 버스를 타고 있는 시간은 나만의 온전한 시간이었고 이시간엔 귀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책을보기도 하고 영화를 보기도 했으며 어느때는 어느 주제에 집중을 하지 않고 세상 모든 주제를 가지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나만의 멍상에 잠기기도 했었다. 아침에 다행히 내릴곳에서 깨어나 사무실에 들어왔지만 오늘 바쁜 일과들 중에도 머리속이 자꾸 멍해져 버렸었다. 수면부족이 가져오는 엄청난 결과. 결국 기획안 두개는 손도 못대고 말았다. 물론 미팅 준비한다고 시간이 없었던 것도 있지만 말이다.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많은가? 아니면 내 능력이 모자라나? 아니면??? 비오는 김서린 창밖에 보이는 자동차들의 붉은 미등 불빛. 그 빛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멍상에 잠겨 보고도 싶지만 지금은 왠지 이렇게나마 뭔가를 긁적여 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요즘 미팅때 진행하고 있는 DISC행동유형검사. 세상 모든 사람들을 네가지 형태의 행동유형으로 구분해 버리는 황당한 검사. 주도형(D), 사교형(I), 안정형(S), 신중형(C). 말도 안되는 설문 28문항으로 나의 행동유형이 정해진다. 그런데 희안한 것이 이게 모든 사람들이 거의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난 신준형, 그것도 안정형에 가까운 신중형 결국 완벽주의자형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래 난 모든것이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는 행동을 하지 않으며 룰과 절차를 두려워 하며 정확한 자료와 데이타를 가지고 얘기해야 하며 일을 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일의 속도는 느리지만 완벽해야 한다. 사이띄기는 안보이는 것이지만 불필요한게 있다면 삭제를 해야하고 B형인 집사람이 항상 답답해 한다. 사람관계 속에서의 갈등은 싫어하고 회피하려하며 관계가 깨질까봐 두려워 한다. 내 감정을 잘 들어내지 않으며 다른 이들의 의견에 거의 순응을 하고 양보한다. 허지만 이것은 도저히 아닌가 하는 어려운 압력 상황속에서는 나를 완전히 이해 시키기 전에는 결코 나의 생각을 굽히지 않는다. 중국집에 가면 남들이 자장면으로 통일을 하든 말든 짬뽕을 주문하고 고스톱을 칠때는 쌍피는 몇개를 넣을지 흔들기 폭탄이 있는지 고박은 있는지 자뻑은 쌍피인지 점당 얼마인지 상한선은 얼마인지 멍박은 있는지가 결정이 나야 시작을 하고 사람들과의 갈등이 생기면 먼저 정해진 룰을 기반으로 상식과 법을 기반으로 논리적인 판단을 내려 얘기를 해 집사람이 날 싫어 하게끔 만드는 모든것이 완벽해질때까지 끝없이 수정하는 빨간펜 선생인 전형적인 안정형을 품고 있는 신중형인 완벽주의형으로 결과가 정확히 나와 버리는 것이 무지 신기하다. 그런 내가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교육을 했다니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여하튼 미숙하게나마 마무리된 것이 다행이다. DISC검사를 하니 목이 아프네...

--- 목디스크가 의심되는 글쓰는하얀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