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23. 05:36

<<상절지백 백마흔하안나>>

<파울 카메러 박사>
헝가리 태생의 영국 작가 아더 케슬러는 어느 날 과학계의 사기 행위에 대한 작품을 쓰기로 했다. 그 문제에 관해서 그에게 질문을 받은 연구자들은 과학계의 사기 사건 가운데 가장 구차한 것은 아마도 파울 카메러 박사와 관련된 사건일 거라고 주장했다. 카메러는 오스트리아의 생물학자였다. 그의 생물학적인 발견들은 주로 1922년에서 1929년 사이에 이루어졌다. 그는 언변이 뛰어나고 매력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자기가 살고 있는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고 그 적응의 결과를 후세에 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이론은 다윈의 주장과는 정반대였다. 카메러 박사는 자기 주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흥미로운 실험을 생각해 냈다. 그는 살가죽이 우툴두툴하고 땅에서 생식을 하는 두꺼비의 알을 물 속에 넣었다. 그런데 그 알에서 나온 두꺼비들은 수생 두꺼비들의 특성을 보이면서 물에 적응하였다. 즉, 그 두꺼비들의 발가락에는 검은 돌기가 있었다. 그 돌기는 수생 두꺼비 수컷으로 하여금 암컷의 미끈미끈한 살가죽에 매달려서 물 속에서 교미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었다. 수중 환경에 대한 그 적응은 후세에 전해져, 그 새끼들은 발가락에 검은 돌기를 가지고 태어났다. 결국 수중의 삶이 두꺼비들의 유전자 정보를 변화시키고 그들을 수중 환경에 적응시킨 것이다. 카메러는 그 실험을 통해서 자기 이론을 상당히 성공적으로 옹호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과학자들과 대학 교수들이 그의 실험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싶어했다. 대형 강의실에 많은 기자와 청중이 모인 가운데, 카메러 박사는 자기가 사기꾼이 아님을 멋지게 증명해 보이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실험 전날, 그의 연구실에 화재가 발생하여 두꺼비들이 다 죽고 한 마리만 남았다. 그래서 카메러는 그 살아 남은 두꺼비를 가지고 나와 발가락의 검은 돌기를 보여 주었다. 과학자들은 돋보기를 들고 그 두꺼비를 살펴보다가 폭소를 터뜨렸다. 두꺼비 발가락에 난 돌기의 검은 반점은 살가죽 속에 먹물을 주입해서 인위적으로 만든 것임이 뻔히 보였기 때문이었다. 사기가 폭로되자 강의실은 웃음 바다가 되었다. 카메러는 일거에 신용을 잃고 자기 연구 업적을 인정받을 기회를 한 순간에 놓치고 말았다. 그는 모두에게 배척을 받고 교수직에서 쫓겨났다. 결국 다윈주의자들은 승리하였고, 살아 있는 존재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없다는 그들의 이론이 다시 인정되었다. 카메러는 야유를 받으며 강의실을 떠난 뒤, 절망의 나날을 보내다가 마침내 숲으로 달아나 입에 권총을 물고 자살하였다. 그 와중에서도 그는 절명의 글을 남겨 자기 실험의 진실성을 재차 주장하고 사람들 속에서보다는 자연 속에서 죽고 싶다고 밝혔다. 그렇게 자살함으로써 그는 실추된 신용을 회복할 기회마저 스스로 버리고 말았다. 이쯤되면 누구나 그것을 과학계의 가장 형편없는 사기 사건으로 생각할 법하다. 그러나 아더 케슬러는 <두꺼비의 압박>이라는 책을 위한 조사를 하던 중에 카메러의 조교였다는 사람을 만났다. 그 남자는 자기가 바로 그 사건의 장본인이라고 실토했다. 그의 고백에 따르면, 그는 다윈주의 학자들 그룹의 지시에 따라 실험실에 불을 질렀고, 마지막 남은 변종 두꺼비를 살가죽 속에 미리 먹물을 주입해 놓은 다른 두꺼비로 바꿔치기 했다는 것이다.

--- 에드몽 웰즈

[2013.8.23 05:21]
진화론을 주장했던 다윈. 나도 진화를 하는가? 변화를 하는가? 적응을 하는가? 변종이 되어가는가? 적응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싶다. 나에게 닥쳐오는 모든 스트레스에 서서히 적응해가며 그렇게 서서히 녹아간다. 정말 아주 간만 5월부터 거의 네달 만에 버스를 타본다. 아카데미 진행이라는 스트레스에 어쩔수 없이 차를 가지고 다녔던 4달. 자의는 아니었지만 어째든 마무리되었다. 몇번의 강의. 동굴 2번에 개나 세번. 뭐 어색한 시간이었지만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런데 내마음속에는 아직도 이게 뭐하고 있는건가하는 의문의 물음표들이 둥둥 떠다닌다. 바위틈 사이에 끼어 내 스스로는 빠져 나올수 없는 누가 끄집어 내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사라지지 않는 물음표. 누군가 느낌표로 봐꿔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게 과연 누구일지... 오랜만에 비다운 비가 내린다. 거의 장맛비 수준으로... 이제 더위가 한플 꺽이려나.... 아 비가온다...

--- 간만에 비오는 새벽에 하얀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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