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의 이점>
우리는 모두 승리자다. 우리는 모두 3억의 경쟁자를 물리친 챔피언 정자에
서 나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 정자는 자기가 지닌 일년의 염색체들을 전달할 권리를 쟁취했고, 그 염
색체들이 당신을 그 어떤 사람과도 다른 당신으로 만들어 주었다.
당신의 정자가 승리를 거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참으로
능력이 있었다. 어떤 구석으로 잘못 빠져 들지 않고 바른 길을 찾아낼 줄
아는 정자였다. 그는 어쩌면 자기와 경쟁하던 다른 정자들의 따라오지 못하
도록 자기 나름의 조처를 위해 길을 봉쇄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경쟁자들을 따돌린 가장 빠른 정자가 난자를 수태시키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가장 빠른 정자 하나가 아니
라 수백의 정자가 동시에 난자의 주위에 다다른다. 거기에서 정자들이 편모
(鞭毛)를 살랑살랑 흔들며 기다리고 있으면, 그 가운데 하나가 선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난자의 문 앞으로 몰려온 많은 청혼자들 가운데 하나를 골라 승리자
로 만들어 주는 것은 결국 난자다. 그렇다면, 난자는 어떤 기준으로 정자를
선택하는 것일까?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그 문제를 탐구한 끝에 최근에 답을
찾아냈다. 난자는 <자기 것과 가장 다른 유전적 특성을 보이는> 정자를 낙
점한다는 것이 그 답이다. 이것은 일종의 생존 전략이다. 난자는 자기 위에
서 서로 껴안고 있는 남녀가 누구인지 모른다. 그래서 그저 근친 결합의 문
제라도 생기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의 염색체는 자기와 유사한 것이 아니라 자기와 다른 것과 결합해서 더
욱 풍부해 지려는 경향을 지니고 있다. 그것이 바로 자연의 섭리다.
---- 에드몽 웰즈.
그럼 나의 후세를 위해서도 난 나와 정반대의 배후자를 선택해야겠군. 나와
정반대의 사람이라. 우선 키가 농구선수 시킬만하고 손가락은 마귀할멈처럼
길고 얼굴은 달걀형의 눈섭이 짙고 피부는 하얗고 콜라를 싫어하며 성격은
왈가닥에 좀처럼 참지 못하고 화를 잘내는 발은 한 이백팔십정도의 거인발
에 머리는 자연적으로 웨이브진 약간은 갈색의 레몬티를 좋아하는 삐딱구두
만을 고집하는 개미를 보기만 해도 기겁하고 잘땐 세상모르게 꿈도 안꾸고
자고 열시에 말야 아침엔 여섯시에 땡하고 일나고 아침은 푸짐 저녁은 간단
히 해결하는 비빔냉면에 볶음밥을 좋아하고 카레도 좋아하고 키큰 만큼 농
구를 좋아하는 대신 노래는 음치 저리가라에 휴가는 바다만을 고집하고 소
꼽친구에 남자친구 애인 신랑 선배 후배 아저씨 등을 두루겸비한 제키와 이
글파이브를 좋아하고 최신 유행춤을 추길 좋아하지만 노래방에선 마이크를
절대 안잡는 컴맹의 궂은 비가 오는 날엔 신경질을 부리고 햇볕은 쨍쨍일땐
놀러가자 조르는 무뚝뚝한 성격의 하지만 돈에 관한한 소태라는 소리를 듣
는 덤벙덤벙데지만 시원시원하게 일처리를 하는 말술을 먹으며 음주단속에
도 절대 안걸릴거라 장담하고 딸둘의 장녀로 집안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등
등의 이런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군... 이런 사람이 있을까???
회사 그룹웨어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읽고 열받아 다른 사람도 열받아
보라고 올려보련다....
-- 남과여
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아침에 그녀는 꼭 커피를 마신다.
밀크가 아닌 블랙으로 두잔.
그녀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목욕을 한다.
그녀는 말하기 전에 항상 "응" 이라고 말한다.
지금 내 뒷자리에 앉아 잠시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난 알고 있다.
그녀는 하기 싫은 일을 부탁 받을 때는 그냥 웃는다.
그리고 내색을 안하는 그녀지만 기분이 좋으면, 팔을 툭툭 건드리며 이야기
를 건낸다.
그녀의 집은 10시가 되기 전 모두 잠이 든다.
그래서 그녀와 밤늦게 통화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녀는 바지보다는 치마를 좋아하며 연분홍색을 좋아한다.
긴 머리는 아니지만 적당히 항상 머리를 기르고 다니며,
수요일까지는 밤색 머리띠를 주말까지는 흰색 머리핀을 하고 다닌다.
표준어를 잘 쓰지만 이름을 부를 때만은 사투리 억양이 섞인다.
그리고 반가운 사람의 이름을 두번 부른다는 것도 난 알고 있다.
그리고 난, 그리고 난, 그녀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는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다.
그는 아침에 내가 뽑는 커피의 한잔이 그의 것인지를 모른다.
내가 그와 수업을 같이하는 날 목욕을 한다는 것을 모른다.
그는 긍정적인 말을 해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내가 항상 그 말을 그를 위해 해 준다는 것을 모른다.
지금 그의 뒷자리에 앉아 창에 비친 그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을 그는 모
른다.
그는 어려운 일을 말없이 해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의 침묵이 긍정이란 의미를 모른다.
난 내가 기분이 좋을 때, 그와 손을 잡고 이야기를 얼마나 하고 싶어하는지
그는 모른다.
늦은 밤에도 그의 전화를 기다리며, 불끈 방안의 어둠 안에서 얼마나 그를
그리워했는지 그는 모른다.
그는 치마를 좋아하고 연분홍을 좋아한다.
난 검은 바지를 좋아하지만...
몇년전 친구들과 돈을 모아 사준 밤색 머리띠를 그는 기억하지 못하며,
그가 인상 깊었다는 여인의 머리핀이 흰색이었다고 말한 것도 기억 못한다.
내가 그의 이름에만 억양을 넣는다는 것을 그는 모른다.
그리고 지금 내 일기장에 그의 이름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것도 모른다.
그리고 그는, 그리고 그는, 내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우쒸~~~ 왜 열이 받는지도 난 모르겠다........
---- 괜히 열받는 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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