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어쨌든, 나는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인사말>
미지의 독자여, 먼저 그대에게 인사를 보낸다.
이것은 그대에게 보내는 나의 세 번째 인사이거나 아니면 첫번째 인사일 것
이다. 사실, 그대가 처음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든 세번째로 보게 되는
것이든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 책은 한마디로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 쓰일 무기다.
아니, 우스개로 하는 말이 아니다. 그건 가능한 일이다. 당신은 세상을 변
화시킬 수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사람에게는 그 일
이 일어난다. 아주 보잘것없는 원인이 큰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호놀룰루에
서 나비 날개 하나가 파닥이면 캘리포니아에 태풍이 분다는 얘기도 있지 않
던가. 당신은 나비 날개 하나가 일으킬 수 있는 바람보다 더 강력한 영향을
세상에 미칠 수 있다. 그렇지 아니한가?
당신이 이 글을 읽을 때쯤이면 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유
감스럽게도 나는 이 책을 매개로 해서 간접적으로 당신을 도울 수밖에 없
다.
내가 당신에게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하나의 혁명(革命)을 이루어 내라는
것이다. 아니, 혁명이라기보다는 <진화(進化)>라고 말하는 편이 옳을지 모
르겠다. 우리의 혁명은 예전의 혁명들처럼 폭력적일 필요도 없고 휘황찬란
할 이유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하나의 정신적인 혁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폭력을 사용
하지 않는 혁명이며, 눈에 띄지 않게 조금씩조금씩 세상을 변화시키는 개미
식 혁명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그저 하찮게만 보이는 작은 몸짓들이 자꾸자
꾸 보태지면 마침내 태산마저도 무너뜨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예전의 혁명들은 인내심과 관용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결함이
있었다. 지상에 유토피아를 건설하고자 했던 혁명가들은 그저 단기적인 안
목으로만 사고를 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기들의 생전에 혁명 활동
의 결과를 보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에서 내가 열매를 딸 수 없더라도, 훗날 다른 곳에서 남들이 열매
를 거둘 수 있도록 나무를 심는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한다.
그 주제를 놓고 우리 함께 토론을 해보자. 우리의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
내 말에 귀를 기울이건 기울이지 않건 그건 당신의 자유다(당신은 이미 자
물쇠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임을 보여 주었다. 따라서 당신은 남의 이
야기를 경청할 줄 아는 사람임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은가?).
내가 잘못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나는 중생(衆生)을 제도하는 스
승도 아니고, 정신적인 지도자도 그 어떤 숭배의 대상도 아니다. 나는 인류
의 모험은 이제부터 시작임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우리는 인류 역사의 여명기를 사는 사람들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의 무지는
끝이 없고 우리가 발견하고 발명해야 할 것은 무궁무진하게 남아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참으로 많고, 당신은 아주 훌륭한 일을 해낼 능력이
있다. 나는 그저 독자인 당신의 파동과 서로 작용하여 간섭 현상을 일으키
는 하나의 파동일 뿐이다. 우리의 파동이 만나 서로 작용하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 이런 간섭 현상 때문에 독자들은 이 책에서 저마다 다른 의미를 발
견하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마치 살아 있기라도 한 것처럼 당신
의 교양과 기억, 그리고 당신의 독특한 감수성에 맞추어 그 의미를 달리하
게 될것이다.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책>으로서 내가 작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혁명과 유토피아에 대해서, 사람이나 동물의 행동에 관해서 당신
에게 짤막한 얘기들을 들려주는 것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 이야기들에
서 실천적인 방안을 이끌어 내고 당신의 개인적인 발전에 도움을 줄 대답들
을 찾아내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나로서는 이것이 길이요 진리다 하고 당
신에게 제시할 것이 없다.
당신이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면, 이 책은 살아 있는 존재가 될 것이다. 이
책이 당신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친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제 중요한 하나를 당장에 같이 하자고 당신에게 제안하고자 한다. 당신이
그것을 원하고 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응해 주기 바란다. 내가 권하
고 싶은 것은 바로 책장을 넘기자는 것이다.
---- 에드몽 웰즈
무려 네시간의 장정을 끝마치고 커피한잔을 끓여 자리에 앉았다. 평소 안하
던 일을 하니 약간 힘이들긴하다. 쌓여있는 설겆이 더미를 참그린의 도움을
받아 깨끗이 목욕을 시키고 그동안 쌓여 쌓여 있던 방들을 돌아다니며 정리
를 했다. 정리가 끝나고 토네이도가 지붕, 세발자전거, 암소들을 그냥 빨아
들이듯 진공청소기의 힘으로 이먼지 저먼지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간
쌓여 쌓여 절대 없앨수 없다 생각하던 요먼지들을 사정없이 빨아들였다. 나
의 머리속의 먼지들 마저 빨아들이려 했지만 건 불가능한일. 그냥 뜻뜻한
물로 목욕재계하는것으로 만족해야했다. 요즘은 조용한 청소기도 많다던데
우리집애는 왜그렇게 시끄러운지. 틀어놓은 음악소리가 한개도 안들린다.
엄니방을 빨아들이고 나와 운동장만한 거실, 내 방, 부엌, 형방 모두 모두
빨아들였다. 예전 엄니방만한테 옹기종기 모여 살던 때가 생각이난다. 그때
도 청소하는 날은 있었지. 주로 일요일 아침. 잠좀 더 자려고 하면 '얼른
몬인나?'하며 '밥 없어?'하던 엄니의 호령. 조그만 방한칸이었지만 그것도
하기가 왜 그리 싫었는지. 위로 형,누나들이 있엇기에 뭐 할일도 없었는데
말이다. 그래도 살아보겠다는 먼지들은 마음이 아파 뒤로하고 걸레를 들었
다. 손으로 문지르기엔 여의도 광장이 눈에 선하기에 대걸레에 걸레를 합체
하고 광내기를 시작했다. 요행히 진공청소기를 피한 먼지들이 물걸레에 무
참히 공격 받는것을 바라보며 먼지가 없는 세상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하
는 생각을 했다. 엄니방, 거실, 내방, 부엌, 형방을 순회공연을 마치고나니
어느덧 환하던 집안이 컴컴해지기 시작한다. 불을 켰다. 그리고 이제 모든
것을 마치고 커피한잔과 함께 이렇게 앉아있다. 오랜만에 일을한 탓일까?
출출해져온다. 아침에 일어나 김치 물에 담가놓았던거 송송 썰어 김치국을
끓여 먹었는데 벌써 다 꺼져버렸나부다. 저녁은 뭘 해먹지? 그제 사온 라면
으로 떼울까? 된장찌게를 끓여볼까? 장본답시고 나가기는 싫고. 배가 더 고
플때까지 참아야겠다. 드디어 시계를 하나 구했다. 비록 시계줄은 끊어져
수리를 해야하지만 평소 가지고 싶었던 시계다. 사실 몇년전 형의 생일날
백화점에서 사주었던거다. 이제와 내손에 다시 들어올것을 예상했었는지 내
맘에 쏙 드는 것을 골랐엇다. 시계줄 고치는데 을매나 할까? 전엔 손에 무
엇인가 묶여있는 것이 거치장스러워 주머니에 넣고 다녔었지만 세월이 흐르
니 사람의 마음도 변하나보다. 이젠 무엇인가에 묶여있고 싶은건지. 유전적
으로 짧은 사람들은 부지런하다고들 옛어른들이 말씀하신다. 물론 우리 아
빠를 볼때면 맞는 말이라는것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때론 돌연변이
도 있는법. 그 유전자는 내대에 와서는 변이를 일으켜 날 절때 부지런하게
만들지 못했다. 열성이라고 하나? 나에게는 열성이 너무 많이 지배를 했나
보다. 게으르고 시간관념이 없고 그렇다. 이제 시계를 자주 들여다볼수 있
게 되었으니 시간관념이 좀 생길려나? 어제 오늘 꽃샘추위라고 해서 문밖에
도 나가지 않았다. 그동안 못잤던 잠만 푹 잤다. 내일은 또 새로운 일주일
이 시작하겠구나. 저녁은 뭘 먹을까?
저녁은 결국 신라면 하나에 계란하나 풀고 국물에 밥을 말아먹었다. 이번
설겆이는 안했다. 저녁시간 티비를 보구 뭔가 여유가 있는듯한 시간 낼 아
니 오늘 입고갈 남방을 다려놓고 커피한잔을 더 마시고 열두시가 넘어 내방
에 들어섰다. 하지만 자기에는 너무 이른시간. 왕성이 활동해야할시간. 책
을 볼까? 아니다. 이제 마지막권째 쬐끔 남았는데 아껴서 봐야지. 벽에 훵
하니 걸려있는 기타가 눈에 들어왔다. 벌써 몇년째 벽에만 걸려있는 기타.
또다시 옛생각들이 밀려왔다. 처음 기타를 손에 쥐었던 국민학교때. 가뜩이
나 짧은 손가락에 기타코드는 너무도 어렵고 손가락이 아팠엇다. 그리고 다
시 본격적으로 기타를 손에 쥐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때였다. 형편상 내소유
의 기타는 없었지만 당시 다니던 교회에서는 마음대로 튕길수가 있었다. 그
때부터 시작되었던 나의 통기타인생. 그렇다고 잘치는 기타가 아닌데. 장황
하군. 하여간 코드잡는 연습한다고 손가락을 찢는다고들하지. 운동선수들이
다리를 찢는다고 하듯이. 수업을 받으며 책상이건 걸상이건 손가락 찢는 연
습도 열심히 한결과 씨코드도 쥐코드도 마의 에프코드도 난 소화해낼수 있
었다. 내가 처음 연주한 곡은 푸른시절이던가? '저푸른 초원위에..그림같은
집을짖고...사랑하는 우리님과...한백년 살고싶어...' 에이마이너로 시작하
는 기본코드의 반복. 이후 불후의 명곡이라는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 등등..
그때쯤 같이들 시작했던 친구들에 뒤질세라 열심히도 했었다. 친구들과 시
간만나면 기타 움켜잡고 중창 아닌 중창을 해댔었다. 목이 쉬어라마라 두시
간이고 세시간이고 불러댔었다. 급기야 우리의 음악성을 인정한 목사님은
예배시간 특송은 도맡아 시켰고 주일학교,중등부,고등부까지도 교사로 채용
했던 일이있었다. 이제는 먼옛날 얘기지만. 그런 기타를 손에서 놓게된것은
아마 친구들과 만날시간이 적어지고 학교며 군대며 하며 떨어져 생활하다
이제 훌쩍 나이가 들어 다시 만나게 되어서부터 일게다. 기타는 먼지가 쌓
여가고 이사할때마다 애물단지가 되었으며 기타줄은 녹이슬고 지금은 저렇
게 훵하니 벽에만 걸려있게된것이다. 기타집에서 기타를 꺼내었다. 뽀얗게
내려앉아있는 먼지 녹이슨 줄 저마다 잘났다 지르는 소리들. 옛기억을 되살
려 음을 맞추어보았다. 그런대로 소리가 나는군. 아직도 안잊고있는 코드들
에 감탄을 하며 외우고있는 노래가? 역시 나이는 못속이지. 노래책을 찾았
다. 그런데 뽀얗게 먼지에 쌓여있는 노트한권. 펼쳐보니 눈에 익은 글씨체.
이게 편지체였던가? 처음 기타를 배우던 시절 가사와 함께 적어놓은 코드
들. 정성이지. 이제는 생각이 안나는 멜로디들도 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부를수가 있었다. 옛생각들을 하며 밤이라 큰소리로는 못불러도 진한 향수
를 느끼며 노래를 불렀다. 기타를 튕기며... 여전히 슬로우고고와 슬로우록
의 아르페지오 손가락 튕기는 주법이지만 난 여느 기타연주가가 부럽지않
다.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에 반주를 할수있으니. 어려운 코드가 나올때는
그저 이 노래는 부르고 싶지 않다 생각하면 그만이다. 오랜만에 기타줄을
잡으니 손가락이 좀 아프다. 앞으론 종종 좀 잡아야겠다. 잘시간이 되어간
다. 지금쯤 백동에들 모여있겠지만 여의치않은 사정으로 난 그냥 잔다. 아~
~~~함!
오랜만에 가져보는 시간이군. 맑게 게인 푸른하늘, 시원스레 달리는 버스,
차창밖으로 획획 지나가는 풍경들, 귀에 흐르는 음악소리.... 평소 그렇게
도 꿈꾸며 생각해보지만 쉽사리 되지 않는일 하지만 오늘 난 저 창밖을 바
라보며 이렇게 흔들흔들 적고 있다. 이제 집안식구들이 나의 나이를 인식하
기 시작하나보다. 나또한 나의 나이를 의식않고 살려앴는데 이제 마지막 남
은 똥차를 치우고 나니 남는건 하나다. 하지만 엄니는 아직도 삼년을 고집
하신다. 오년에서 줄어든 삼년이지만 나또한 항상 그정도를 생각하고 있었
다. 나이 삼십이란 자신의 삶의 목표 및 진행상황이 어느 정도는 잡혀 있어
야한다 생각을 한다. 하지만 현재 난 수많은 목표만을 세웠지 진행상황은
아무것도 없다. 이런 상태에서 식구를 늘린다는 것은 그 식구에게나 나에게
나 플러스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헉!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하고 있지? 내
가 지금 결혼이란 것을 생각할 나이가 되었나? 슬픈 현실이군. 하지만 이것
도 형의 결혼으로 말미암아 잠깐 생각하는 것이고 앞으로 당분간은 없을 것
이다. 시원하다. 밖은 따가운 때악볕이 비추지만.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야
겠다. 오랜만에 보는 이를 만나 지난 이야기 아니 그냥 우스게 소리를 하며
보고싶던 영화도 보고 해야겠다. 내일이면 다시 돌아갈 컴치는 다람쥐를 생
각하지 않고 말야......
퇴근버스 안이다. 토요일 오후 날씨가 너무 좋다. 비오는 날씨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날씨 또한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하늘은 구름한점 보이
지 않는다. 베낭을 메고 모자 눌러쓰고 산을 오른다면 더없이 좋은 기분일
것이다. 다음주 매형이랑 덕유산에 가기로 했다. 이박삼일 코스. 지리산 천
왕봉에서 바라본 덕유산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워 보였었다. 밑둥은 구름에
덮여 보이지 않고 대양에 떠있는 섬처럼 구름에 떠있는 덕유산의 모습 꼭
오르리라 다짐을 했었다. 원래 매형이랑 소백산을 가려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철쭉제라 사람이 많을 거 같다고 했다. 그래서 덕유산으로 일정을 바꾸
었다. 이년간이나 오르지 못한 산. 시간은 있었고 했는데 왜 못 올랐을까?
아마 마음이 부족했나부다. 덕유산에 오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
레인다. 출발하여 거대한 산을 올려다보며 갖는 벅찬 마음. 벌써 그런 벅찬
기분에 심장이 과속운행을 한다. 창밖의 녹색의 향연이 마치 덕유산인양 벌
써 눈앞에 꽉 차들어 온다. 언젠가 지리산과 덕유산을 함께 오르리라. 언젠
가 아니 올 여름. 마음만이라도 이렇게 먹고 있어야겠다. 불가능한 것은 아
니니까......
다시 쓰게 되었군. 이제 남은 한권이라는 아쉬운 마음에서 일까? 아님 끝내
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에서 였을까? 하지만 난 다시 시작한다.
커피를 마시며 소찬휘의 음악을 들으며 이렇게 다시 자판을 두두려 댄다.
자판이 부서져라 두두려본다.......
---- 부서져라 두두린 정구.
'상절지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절지백 아흔일고옵> (0) | 2012.05.22 |
---|---|
<상절지백 아흔여더얼> (0) | 2012.05.22 |
<상절지백 아흔여서엇> (0) | 2012.05.22 |
<상절지백 아흔세에엣> (0) | 2012.05.22 |
<상절지백 아흔네에엣> (0) | 2012.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