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14. 08:58

<<웃음 서른여더얼>>

모리스가 크루즈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카고 가던 배가 침몰하고 말았다. 생존자는 딱 두 사람, 그와 줄리아 로버츠뿐이다. 그들은 구명보트를 타고 가까스로 어느 무인도에 다다른다. 첫날은 야영지를 마련하랴 불을 피우랴 먹을 것을 구하랴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녹초가 된 채 그냥 잠들어 버린다. 둘째 날에는 이야기를 조금 나누고 생존 조건을 개선하고 구조를 요청할 방도를 찾는다. 셋째 날에는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고, 넷째 날에는 섹스를 한다. 닷새째 되는 날 아침, 모리스는 아침을 먹기 위해 불가에 있는 그녀 곁으로 간다. 그러고는 쑥스러워 하는 기색을 보이며 그녀에게 말한다.
"아주 개인적인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꼭 들어 달라는 건 아니에요."
"아무튼 얘기해 봐요, 모리스."
"에, 그러니까, 당신에게 폐가 되지 않는다면, 몇 분 동안이라도, 아니 그냥 잠깐만 당신을 내 친구 알베르로 생각하고 싶어요. 당신을 알베르라고 부를 수 있게 해주세요."
여배우는 영문을 알 수가 없어서 그저 의아한 표정을 지을 뿐이다.
"내가 당신을 알베르라고 부르면 당신은 마치 진짜 알베르인 것처럼 대답하는 거예요. 알겠죠? 아무것도 묻지 말고 그냥 나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해주세요. 그러면 나는 더없이 행복할 거예요."
줄리아 로버츠는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그에게는 중요한 일인가 보다 싶어서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다.
"좋아요."
그러자 모리스는 헤벌쭉 웃더니 갑자기 신이 나서 떠들어 댄다.
"여보세요? 알베르? 나 모리스야. 내가 간밤에 누구랑 잤는지 알아? 너는 절대로 못 알아맞힐걸. 놀라 자빠지지 말고 잘 들어. 간밤에 나랑 섹스를 한 여자는 다름 아닌...... 줄리아 로버츠야!"

---<내 인생은 난파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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