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21. 10:23

<상절지백 두우울>

<때가 되면 숙명적으로>

때가 되면 숙명적으로, 손가락이 이 지면들 위에 놓일 것이고,
눈이 이 단어들을 핥을 것이며, 뇌가 단어들의 의미를 해석할 것
이다.
나는 그 순간이 너무 빨리 도래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 결과가
끔찍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
금 내 비밀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꼭 알아야 할 것
이다. 아무리 깊은 곳에 감추어둔 비밀이라도 끝내는 호수의 수
면으로 떠오르고 마는 법니다. 시간이야말로 비밀의 가장 나쁜
적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누구이든 간에, 먼저 당신에게 인사를
해야겠다. 당신이 내 글을 읽고 있을 때쯤이면, 나는 아마 죽은
지 10년 아니면 100년쯤 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을지
도 모르지만 여하튼 나는 그러기를 바라고 있다.
나는 이 백과 사전에 담으려는 지식에 도달하게 된 것을 이따금
후회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한 인간이며, 비록 지금은 인류에
대한 나의 연대 의식이 가장 밑바닥에 와 있지만, 그래도 당신
들속에 세계 인류의 일원으로 태어났다는 시실 하나 때문에 내
가 인류를 위해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잘 아고 있다.
내가 겪은 일들을 전해주는 것이 나의 의무이다.
모든 이야기들은 좀더 가까이에서 보면 결국 서로 비슷비슷하다.
먼저 <그래서 어찌어찌 되었다>로 발전할 씨앗을 가진 하나의 소
재가 있다. 그 소재가 어떤 위기를 겪는다. 그 위기가 소재에 반
전을 불러오고, 소재의 성격에 따라 소재가 소멸하기도 하고 진
화하기도 한다.
내가 가장 먼저 당신에게 들려주려는 이야기는 우리의 우주에 관
한 것이다. 우리가 그 세계의 내부에 살고 있고, 삼라 만상은 크
건 작건 모두 꼭같은 법칙을 따르고 있고 똑같은 상호 의존 관계
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당신이 이 지면을 넘길 때, 당신의 손가락이 어느 지
점에선가 종이의 섬유소와 마찰을 일으키게 된다. 그 접촉으로
극미한 마찰열이 생긴다. 지극히 적기는 해도 마찰열은 실재한다
. 이 마찰열 때문에 어떤 전자의 방출이 일어나고 그 전자는 원
자를 벗어나 다른 입자와 충돌하게 된다.
우리가 보기에는 작은 알갱이지만, 사실 그 입자도 저 나름으로
는 거대한 세계이다. 따라서 전자와의 충돌이 입자에게는 말 그
대로 하나의 대격변이다. 충돌이 있기 전만 해도 입자는 움직임
없이 고요했고 차가운 상태에 있었다. 당신이 책장을 <넘김으로
써> 입자가 위기를 맞은 것이다. 거대한 불꽃이 일면서 입자에
번개 무늬가 생긴다. 책장을 넘기는 동작 하나로 당신은 어떤 일
을 일으킨 것이고 그 일의 결과가 어떻게 될는지는 모른다. 어쩌
면 어떤 세계가 생겨나고 그 위에 사람들과 같은 거주자들이 나
타나 야금술이며 프로방스 요리, 별나라 여행 같은 것을 생각해
낼지도 모른다. 그들은 우리보다 더 영리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
다. 당신이 손에 이 책을 쥐지 않았던들, 그리고 당신의 손가락
이 바로 종이의 그 자리에 마찰열을 일으키지 않았던들, 그런 세
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처럼 우리의 우주는 책장 한 귀퉁이, 구두의 밑바닥, 맥주병의
거품에도 다른 종류의 어떤 거대한 문명이 깃들 자리를 분명히
마련해 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 세대에는 아마도 그것을 증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
주 오랜 옛날, 우리의 우주, 아니 우리의 우주를 담고 있던 입자
는 텅 빈 채, 차갑고, 캄캄하고, 고요했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아니면 무엇인가가 위기를 불러일으켰다. 누군가가 책장을 넘기
고, 돌위를 밟고, 맥주병의 거품을 걷어냈던 것이다. 하여튼 어
떤 외부충격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리하여 우리 입자가 잠
에서 깨어났다. 지금 우리는 그 외부의 충격을 거대한 폭발이었
다고 알고 있으며, 그래서 빅뱅이라 이름을 붙였다.
150억 년 이상 전에 우리 우주가 태어난 것처럼, 어쩌면 매 순간
, 무한히 큰 곳에서, 무한히 작은 곳에서, 무한히 먼 곳에서 우
주가 태어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다른 우주를 모른
다. 그러나 우리 우주가, 수소라고 하는 가장 <작고> 가장 <간단
한> 원자가 폭발하면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거대한 폭발로 돌연 잠에서 깨어난 그 거대한 침묵의 공간을 상
상해 보라. 저 높은 곳에서 왜 책장을 넘겼을까? 왜 맥주 거품을
걷어냈을까? 그건 아무래도 좋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수소가 타
고, 폭발하고, 더훠진다는 것이다. 한 줄기 거대한 빛이 순결한
공간에 비친다. 위기. 꼼짝 않던 것들이 움직인다. 차가웠던 것
들이 더워진다. 잠잠하던 것들이 소리를 낸다.
최초의 폭발 과정에서 수소는 헬륨으로 바뀐다. 헬륨은 수소보다
겨우 조금 더 복잡한 원자일 뿐이지만, 그런 사소한 변화에서도
우리 우주를 지배하는 위해한 제 1 법칙을 연역해 낼 수 있다.
그 법칙은 바로 <끊임없이 더 복잡하게>라는 것이다.
우리 우주에 그 법칙이 관통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다른 우주에도 그 법칙이 적용되는지를 증명할 길은 없다. 다른
우주에서는 어쩌면 <끊임없이 더 뜨겁게>라든가, <끊임없이 더
단단하게>, 또는 <끊임없이 더 재미있게>라는 법칙이 지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우주에서도 사물이 더뜨거워진다든가, 더 단단해진다든가,
더 재미있어지는 일이 있긴 하지만, 그런 것들은 제 1 법칙이 돌
수가 없다. 그것들은 부차적인 법칙일 뿐이다. 다른 모든 법칙의
토대가 되는 우리 우주의 근본 법칙은 바로 <끊임없이 더 복잡하
게>인 것이다.

---- 에드몽 웰즈

오늘밤도 역시 가로등 불빛은 환하군요. 여기까지 읽느라고 수고
들 하셨습니다. 뭐 읽지 않은분들이 더 많겠지요. 하지만 개중에
는 읽은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처음 읽는 분들은 더더욱
지루했겠지요? 후후... 저도 여기까지 치면서 을매나 지루했는지
모릅니다. 히히. 사실은 오랜만에 다시 내용을 보니까 새로운 호
기심이 생기는군요. 왜 일까요? (재믿으니까....)
아마 다음편부터는 좀더 재미가 있어지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
각을 해봅니다.

아마 중학교때 일겁니다. 그때는 교회에 다니고 있을때였고 제
주위의 친구들 또한 저와 같이 교회에 같은 교회에 나가는 아이
들이 대부분이었지요. 저에게는 그당시 교회에 같이 나가는 친구
들 이외에는 친구가 거의 없었답니다. 그땐 텔을 안했었걸랑요.
컴이 뭔지도 몰랐구요. 하지만 그당시엔 그것이 삶의 전부인줄만
알았답니다. 하루는 저녁늦게 친구들과 집을 가고 있었답니다.
아. 아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이었군요..히히. 치매가 벌써 오
나 봅니다. 이해해주시길... 깜깜한 밤거리를 새벽송을 돌기위해
걷고 있었지요. 날씨는 아주 쌀쌀했고 하늘은 별들로 가득 찾었
지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닌 완존히 블랙 크리스마스였던겁
니다. 친구들과 걷다 우연히 밤하늘을 바라보게 되었지요. 그런
데 그 밤하늘에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별들이 있었답니다. 국민
학교 산수책에 나오는 사다리꼴 모양의 별들이었지요. 사다리꼴
안에는 별세개가 앞으로 나란히를 하고 있었답니다. 그때 우리
친구들 셋은 일제히 왜쳤답니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하고요. 다행히 찍은 별들이 서로 틀려서 서로 주먹
질하는 위험은 없었답니다. 나중에야 알았는데 그 별들을 '오리
온' 에이~~~ 말이 끊어졌네요.. "오리온 자리"하고 한다는 군요.
그 이후로 무심코 밤하늘을 볼때마다 오리온 자리를 찾고는 하지
요. 중고등학교때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에
서 그 별들을 발견할때면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답니다. 그런데
그 별들은 늦가을부터 초봄까지만 보인답니다. 음 지금은 안보이
겠군... 한번 찾아 보세요. 가운데 세별중 가운데 별이 제 별이
랍니다. 고거만 손대지마시고 감상들 해보세요. 그리고 매일 땅
만 바라보고 살지말고 가끔 밤하늘의 별들을 쳐다보며 삽시다.
잠깐이나마 세상살이를 잊고 우주의 장엄함을 느껴 보세요.

음... 너무 길어졌군요.. 여기까지 읽은 사람들은 정말 참을성이
대단한 분들이시군요. 잉?... 아무도 없나???? 에고...
그럼 다음에 또 찾아 뵙겠습니다.
좋은 하루되시길.....

---- phermo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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